"여유" "핵심어 반복" "메시지 분리"…후보들의 토론 전술 [왕이 될 상인가]

입력 2025-05-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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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5-2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제21대 대선 세 차례 TV토론 종료
후보별 방어 전략은?…AI에 물었다

6.3 대선을 앞두고 열린 세 차례의 TV토론, 공격적 질문을 대하는 대선 후보들의 방어 전략은 어땠을까.

29일 본지는 OpenAI의 최신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o3'를 통해 제21대 대선 주요 후보 3인(이재명·김문수·이준석, 기호순)이 주도권 토론 과정에 나온 비판, 의혹 제기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분석했다. 답변 내용은 물론 시선 처리와 표정, 음정 변화 등 비언어적 메시지까지 분석 요소로 삼았다.

AI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겐 '여유로운 반격',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키워드 반복',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메시지 분리' 전략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여유로운 태도로 질문 위력 희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열린 3차 정치 분야 TV토론회에선 '코끼리'가 화제의 단어로 떠올랐다.

이준석 후보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하며 이재명 후보를 향해 "과일을 2년 동안 약 2.8톤(t) 드셨다. 집에 코끼리 같은 걸 키우시냐"고 물은 게 발단이 됐다.

AI가 주목한 건 이재명 후보의 시선처리, 그리고 표정이다. 이재명 후보는 짧게 웃어보이곤 "그래서 엉터리라는 거예요"라고 말한 뒤 미소를 유지하며 대답을 이어갔는데, AI는 "공격적 질문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시각적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담담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질문의 위력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시선은 토론 상대가 아닌 방송 카메라 쪽으로 향했다. AI는 이재명 후보가 "'나는 시청자에게 말하고 있다'는 노골적 신호를 보냈다"며 "공격 논점을 시청자들의 '판단 과제'로 던져 놓고, 자신은 침착한 증인·해설자 역할에 머물러 공격 강도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또 '사실 부정→책임 분리→타깃 이동'이란 전략을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답의 서두를 "그래서 엉터리"라고 꺼내들어 법카 유용 의혹을 부정했고, 그런 다음 "실무 부서에서 과일을 거래했다"고 말해 책임 소재를 자신과 분리했다고 봤다. 대답 말미엔 "그래서 조작 기소다"라고 마무리했는데, AI는 이를 통해 공격의 타깃을 '자신'에서 '검찰'로 이동시켰다고 봤다.

김문수: 키워드 반복으로 방어선 강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 차례의 토론에서 김문수 후보는 '12·3 비상계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공격을 꾸준히 받았다.

AI는 '비상계엄 동조'라는 민감한 질문에 김문수 후보가 큰 표정 변화 없이, 낮고 일정한 톤으로 대답해 '신중한 이미지' 구축을 시도했다고 분석했다.

AI는 김문수 후보가 "대답을 할 때 입꼬리와 광대 근육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는 '나는 진중하다'거나 '화나거나 당황하지 않는다'는 절제와 신뢰의 신호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3차 토론회에서 "12.3 비상계엄이 내란 행위가 아니라고 계속 우기시는데, 그러면 대체 어떤 게 내란이냐"는 이재명 후보의 질문을 받고난 뒤 표정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특정 단어에서 목소리 톤을 높인 점도 중요한 분석 요소로 삼았다. AI는 김문수 후보가 "대답을 할 때 낮은 목소리 톤을 유지했지만 '내란 공범이란 건 심각한 언어 폭력'이라고 말할 때 등 핵심 비판 구간에선 말의 속도가 빨라지고 목소리가 커졌다"며 "이를 통해 (자기 주장에) 단호한 인상을 남겼다"고 봤다.

특히 김문수 후보는 "언어 폭력"이라는 표현을 두 차례 반복했는데, AI는 이를 '키워드 스탬핑(keyword-stamping)' 기법이라고 표현했다. AI는 "복잡한 논쟁 속에서 간단하고 강렬한 단어는 여론의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며 "'나는 피해자'라는 방어선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메시지층 분리로 전략적 방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후보는 2·3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로부터 '비상계엄 때 왜 국회 담을 넘지 않았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연달아 받았다.

AI는 이준석 후보가 이 같은 질문에 대답할 때 "두 개의 무대를 썼다"고 분석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음모론적이고 세상을 참 삐딱하게 보고 있다"라고 말할 땐 카메라에 시선을, 그 뒤론 주로 이재명 후보에 시선을 두고 답변을 이어갔는데, AI는 이를 통해 "메시지 층을 분리했다"고 봤다.

AI는 "카메라를 볼 땐 중저음의 차분한 톤을 유지해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란 인상을 심었다"며 "시청자라는 '제3자'가 느낄 프레임을 주도해 상대 측 질문의 신뢰도를 깎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상대(이재명 후보)를 볼 땐 목소리 톤이 커져 몰입도를 상승시켰다"며 "공격을 받아치고 의혹을 되돌리는 '투사형' 이미지가 각인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법은 '반박→증명→역공' 순으로 진행됐다는 게 AI 분석이다. 특히 AI는 이준석 후보가 "택시를 타고 이동', '표결 5분 전 도착', '4명의 의원'과 같은 "구체적인 상황과 숫자를 제시해 증언의 신뢰를 상승시켰다"고 봤다.

이준석 후보가 답변 말미에 "이재명 후보가 이래서 갈라치기 한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고 역공했는데, AI는 "토론의 주도권을 빠르게 탈환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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