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사막여우’ 세계관에 다양한 먹거리 더해
에버랜드 개발 국산 장미 등 볼거리 풍성

28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로즈가든. 남편과 함께 장미축제를 찾은 60대 김미연 씨(가명)는 만개한 장미를 관람하며 인증사진 남기기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김 씨는 장미를 보니 행복하다며 “작년에도 방문했는데 올해 더 볼거리가 많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매년 봄 운영하는 장미축제를 올해 ‘로즈가든 로열 하이티’라는 이름으로 열고, 내달 15일까지 운영한다. 이 기간 720품종 300만 송이를 로즈가든 전체에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장미축제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미 사랑에서 비롯됐다. 이 창업주는 1976년 불모지였던 용인 야산에 자연농원을 조성하면서 현재 에버랜드 로즈가든에 122품종 3500그루 장미를 심었다. 장미를 택한 것은 당시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꽃인 데다, 이 창업주도 평소 좋아하는 꽃이었기 때문이다.
장미 재배가 적합하지 않았던 용인 땅을 직원들이 세심하게 관리했고, 10여 년이 흘러 1985년 지금의 장미축제가 첫 개막을 알렸다. 이 창업주는 자서전 ‘호암자전’(1986년 발간)에서 “용인이 어떤 땅인지 아는가. 단순히 여기에 집이나 지어 집 장사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얼과 문화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창업주의 손끝에서 시작한 장미축제가 올해 40주년을 맞은 만큼 특별한 콘텐츠도 더했다. 사막여우를 중심으로 홍학, 나비, 열쇠 등이 등장하는 신비로운 판타지 세계관을 만들었다.
특히 사막여우 ‘도나 D 로지’는 에버랜드 마스코트 중 하나인 사막여우 도나를 재해석한 축제의 주인공으로, 장미축제 현장 곳곳에 배치했다. 유명 아티스트 다리아송, 갑빠오, 부원 등과의 협업을 통해 로즈가든 전체가 예술 정원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불어 넣었다.
이날 장미축제 현장에 들어서니 720품종을 옮긴 장미 박물관을 보는 듯했다. 새빨간 장미부터 흰색, 분홍색, 분홍과 빨간색이 섞인 장미 등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양한 장미를 볼 수 있어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축제 현장을 찾은 이들도 화려하게 핀 장미 옆에서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봄의 기운을 남기기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장미축제에서는 에버랜드가 2013년부터 직접 개발한 신품종 국산 장미도 찾아볼 수 있다. 에버랜드는 지금까지 총 40종의 ‘에버로즈’를 개발했는데 이날 현장에서는 △퍼퓸 에버스케이프 △가든 에버스케이프 △카니발 에버스케이프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에버랜드가 개발한 장미 중 다수는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아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중 퍼퓸 에버스케이프는 2022년 일본 기후세계장미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고, 최근 일본 수출에도 나섰다.
올해 장미축제에서는 장미를 주제로 한 먹거리도 풍성하다. 로즈가든 옆 쿠치나마리오 레스토랑에서는 유럽의 대표 문화인 먹음직스러운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맛볼 수 있다. 식용 장미를 더한 ‘로즈베리 아이스티’, 핑크빛 ‘로로티 하트 츄러스’ 등도 축제에 맞춰 준비한 먹거리다. 이밖에 우산, 양말, 유리컵 등 일상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굿즈도 마련해 판매한다.
에버랜드는 최근 어트랙션을 즐기려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튤립, 장미 등 꽃 축제와 자연 경관을 보러오는 중장년 이상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콘텐츠를 더욱 정교화한다는 방침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16일 개막한 장미축제에는 지금까지 10여 일간 약 25만 명이 다녀갔다”며 “올해 40주년을 맞아 장미와 차 문화, 스토리텔링, 예술 문화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결합해 새로운 페스티벌을 선보인 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