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제도 변화·증시 불확실성에
펀드 투자 머뭇…“적응 기간 필요”

새내기주 수익률이 고공 행진하며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공모주 펀드에서는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의무보유 확약,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 일몰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27일까지 국내 출시된 설정액 10억 원 이상 156개 공모주 펀드에서는 4156억 원이 유출됐다. 최근 3개월(-2370억 원), 1개월(-773억 원) 등 최근까지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신규 상장 종목들이 좋은 성과를 냈지만, 투자심리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종목 8개(스팩합병 상장 제외) 중 4개가 상장일 공모가 대비 2배 넘게 상승했다. 이들 종목의 전날 기준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도 130%를 웃돌았다.
미국 관세 부과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국내 IPO 관련 제도가 변화하며 IPO 시장과 공모주 투자 상품 간 엇갈린 기류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1월 발표한 IPO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추진되는 기관투자자 의무 보유 확약 강화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의무 보유 확약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 배정 후 일정 기간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제도다. 7월부터는 기관 배정 물량 40% 이상을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할 때 부여되는 가점이 확대된다. 이에 공모주를 단타 매매 중심으로 접근하던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이 늘어나면 단기 차익을 실현할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연말 일몰될 예정이라는 점도 공모주 투자 유인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등급 BBB+급 이하 회사채 45% 이상을 담은 하이일드펀드는 유가증권시장 공모주에 대해 공모 물량 5%를,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 10%까지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공모주 우선 배정 적용 기한 연장 여부가 공모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제도와 높은 증시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IPO 시장이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지만, 세부 운용전략에 따른 공모주 펀드별 성과 차이가 커 운용전략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