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용사 활약도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랭글 전 의원의 친구이자 그레이터 할렘 상공회의소 회장인 로이드 윌리엄스는 고인이 뉴욕 135번가 할렘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항년 94세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할렘 출신인 고인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1950년 11월 북한 군우리 마을 인근에서 중공군에 포위된 자신의 부대원 수십 명을 데리고 탈출에 성공한 전과를 인정받아 퍼플하트 훈장과 동성 훈장을 받았다. 그는 2000년 CBS뉴스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군우리 사건 이후로 그보다 나쁜 날은 결코 없었다”고 회상했다.
전쟁이 끝난 후엔 뉴욕대와 세인트존스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로 잠시 활동했다.
이후 1970년 민주당 하원의원에 선출돼 정계에 입문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을 거침없이 비판하는가 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에는 경기부양법을 제정했고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하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에 오르기도 했다. 고인은 2016년 은퇴 전까지 무려 23번의 임기를 마쳤는데, 이는 미국 하원의원 역사상 9번째로 오래 재임한 기록으로 남았다.
정계에 있는 동안에는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려 했을 때 강력히 반대했고 2014년과 2015년 각각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과 한국전쟁 종전 결의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동료 의원들의 반대에 맞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생전 인터뷰에서도 한국에 대한 애정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인은 한국전쟁유업재단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유엔과 미국의 자랑스러운 나라였다”며 “내가 1951년 떠났던 한국에는 똑바로 서 있는 건물이 하나도 없었다. 한국이 지금처럼 문명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한국이 세계 강국이자 선진국, 민주주의 국가, 미국과의 교역 파트너가 된 것을 보면 공산주의자들을 막으려는 우리의 개입은 전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어떤 일에 개입해 혜택을 받은 사람 중 한국인들처럼 감사해 하는 사람을 본 적 없다”며 “나도 한국과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혜택을 입었다. 그래서 이들보다 더 좋은 친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