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비용 부담 원치 않아”
다음달 말까지 시행 준비 목표
애플ㆍ삼성에 심각한 도전 작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 등에도 미국 외 지역에서 휴대폰 생산 시 최소 25% 관세를 부과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는 이들 제조업체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외 생산 휴대폰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이 애플에만 적용되는지 묻는 기자 질의에 “삼성을 비롯해 그 제품(스마트폰)을 만드는 모든 기업에도 적용될 것이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이 관세 방침은 다음달 말까지 실행 준비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블룸버그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아이폰 생산시설을 이전하지 않을 경우 25%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고 했던 경고를 더욱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오래 전에 알린 바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일 백악관에서 회동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고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관련 뉴스
트럼프는 “그(쿡 CEO)는 인도에 공장을 짓기 위해 간다고 했다”면서 “저는 인도에 가는 건 괜찮지만 관세 없이는 여기(미국)에서 팔 수 없다고 말했다. 그게 현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미국으로 향하는 아이폰 생산의 대부분을 인도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고 풀이했다.
트럼프는 또 기자들에게 “저는 소비자가 (애플 생산시설 이전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즉 생산시설 이전을 이유로 스마트폰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키뱅크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 브랜든 니스펠은 “이건 분명한 악재”라면서 “애플로서는 이제 아이폰 가격을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아마도 아이폰17 출시와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총이익률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러한 변화로 애플의 2026 회계연도 총이익률이 3~3.5%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관세를 지불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의 소비자 가격이 한 대당 수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기반 제조 요구는 애플과 삼성에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들 기업의 기기 공급망은 수년간 아시아에 집중돼 왔다”면서 “미국은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풍부한 공급업체 생태계, 제조ㆍ엔지니어링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