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재정부 대변인을 지낸 김성욱(56) 국제통화기금(IMF) 이사가 22일 아시아개발은행(ADB) 대외협력총재보(부총재급)에 선임됐다.
기재부에 따르면 ADB는 이날 부총재급 대외협력총재보에 김 이사를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ADB 대외협력총재보는 ADB가 최근 다자주의 위축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신설하는 부총재급 고위직이다. ADB의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하는 기구 최고위급 직위 중 하나로, 역내외 국가와의 파트너십 확대, 역내 경제통합 및 국제공조 강화 관련 업무를 중점적으로 담당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최근 아태지역 혁신금융기구(IF-CAP)에 1억 달러 참여하고 중앙아시아 지역경제협력체(CAREC) 지원 다자기금에 300만 달러 출연하는 등 ADB 글로벌 공공재 및 지역통합 이니셔티브를 적극 지지해왔다"며 "이번 선임은 한국의 국제공조 기여 노력을 ADB와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국의 ADB 사무총장 이상 고위직 진출은 엄우종 전 ADB 사무총장 퇴임(2024년) 이후 1년 만, 부총재급 배출은 재정경제원(현 기재부) 차관보 출신 신명호 전 부총재 퇴임(2003년) 이후 22년 만이다. 신 전 부총재 이전에는 정인용 전 부총리(1988~1993), 이봉서 전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1993~1998)이 ADB 부총재를 지냈다. 한국은 2003년 중국에 부총재직을 내준 뒤 ADB에 이사 1명을 파견하는 데 그쳤다. 현재 한국 몫 이사로 김동일 전 기재부 예산실장이 내정된 상태다.
ADB 총재, 부총재 다음 서열인 사무총장을 맡은 한국인은 엄 전 사무총장과 이영회 전 사무총장까지 두 차례 있었다.
ADB 총재는 출자 지분율이 미국(15.6%)과 함께 가장 높은 '대주주'이자 설립 주도국인 일본(15.6%)이 10명을 배출, 1966년 설립 이후 60년 가까이 총재를 독식하고 있다. 의결권 비율도 미국과 같은 12.75%로 가장 높아 기관 내 입김이 가장 세다. 우리나라 지분율은 5.03%로 중국, 인도, 호주 등에 이은 8위 수준이다.
김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 주뉴욕 대한민국 총영사관 재경관 등 요직을 거친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다.
2023년에는 국장급이던 기재부 대변인직이 실장급(1급)으로 상향 조정된 뒤 첫 1급 대변인을 맡았다. 작년 11월부터는 2년 임기(2026년 10월 31일까지)의 IMF 이사로서 우리나라와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이사실을 대표했다. 해당 이사실은 한국과 호주가 2년씩 번갈아가며 이사를 맡는다. 약 1년 반 남은 김 이사의 잔여 임기는 한국이 채운다.
정부는 이번 김 총재보 선임을 계기로 글로벌 공공재·역내 경제통합 관련 한국의 역할과 위상이 확대되고 ADB와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 부총재 임명, 이달 고준흠 녹색기후기금(GCF) 재무국장 임명, 김 총재보 임명과 더불어 앞으로도 국제금융기구 고위직에 한국의 뛰어난 인재들의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