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7.3% 늘었지만 승용차·석유제품 등 주요 품목 대부분 감소
트럼프 관세 폭탄에 대미 수출 14.6% 줄어…주요국 중 최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인 한국 수출이 이달 마이너스로 전환될 우려가 커졌다. 미 관세폭탄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두 번째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14.6% 줄며, 주요 국가 중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19억6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2.5일로 지난해와 같았으며 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6억2000만 달러로 이 역시 2.4% 줄었다.
한국 수출은 2023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1월에 그 흐름이 멈췄다가 2~4월 다시 3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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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은 조업일수는 8일로 지난해 8.5일보다 0.5일 적기 때문에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기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월말로 갈수록 수출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기간 플러스 전환도 가능하다.

이달 20일까지의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한국 수출의 기둥인 반도체가 17.3% 늘며 주요 품목 중 0.1% 보합세를 보인 선박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2위 품목인 승용차는 6.3%, 석유제품은 24.1%, 철강제품 역시 12.1%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관세폭탄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수출 2위국인 대미(對美) 수출이 52억5400만 달러를 기록, 14.6% 감소했다. 주요 국가 중 최대 감소 폭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63억3900만 달러로 7.2% 줄었으며, 유럽연합(EU)로 향한 수출 역시 32억7800만 달러로 2.7%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은 31억6100만 달러로 3.0% 늘었으며 대만 역시 16억5700만 달러를 기록 28.2%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322억1800만 달러로 2.5% 줄었다.
반도체(1.7%), 반도체 제조장비(10.6%), 승용차(26.6%) 등이 주요 품목 중 증가세를 보였으며, 원유(-9.5%)와 가스(-8.4%), 석유제품(29.5%), 석탄(25.3%) 등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4%), 미국(-2.3%), 유럽연합(-9.2%), 대만(-6.4%) 등은 줄었고, 일본(2.4%), 호주(12.8%), 베트남(25.3%), 러시아(38.3%) 등은 늘었다.
무역수지는 2억5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누적으로는 117억6800만 달러 흑자다. 월간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오다 올해 1월 적자로 돌아선 뒤 2월부터는 다시 3개월 연속 흑자 행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조치 등 불확실한 수출 환경에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출 경쟁력 유지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