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여기서 월드시리즈 봤다”…MLB 화이트삭스, 기념 조형물 설치

입력 2025-05-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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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친구 가족과 함께 1차전 관람
교황 앉은 좌석 인근 기둥에 설치
한국계 루나 리, 가야금으로 미국 국가 연주도

▲에디 슈미트 3세(왼쪽)와 그의 아들 에디 슈미트 4세가 19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이 그려진 레이트필드 140구역 기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슈미트 3세는 2005년 이곳에서 자신의 아버지, 아들, 레오 14세와 함께 월드시리즈 1차전을 관람했다. 시카고/AP연합뉴스
▲에디 슈미트 3세(왼쪽)와 그의 아들 에디 슈미트 4세가 19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이 그려진 레이트필드 140구역 기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슈미트 3세는 2005년 이곳에서 자신의 아버지, 아들, 레오 14세와 함께 월드시리즈 1차전을 관람했다. 시카고/AP연합뉴스
2005년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해다. 화이트삭스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해이기 때문. 화이트삭스는 홈에서 열린 1~2차전과 원정에서 열린 3~4차전을 내리 이겼다. 역대 세 번째이자 88년 만의 우승이었다. 그렇게 귀한 우승이 최근 다시 팬들 사이에서 회자하고 있다. 홈구장인 레이트필드에서 열렸던 1차전 당시 특별한 인물이 그곳에 함께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이달 초 교황에 선출된 레오 14세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화이트삭스는 앞서 2005년 10월 22일 교황이 앉아 월드시리즈 1차전을 관람했던 레이트필드 140구역 19열 2번 좌석을 구장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지정했다. 해당 좌석 가까이 있는 기둥에는 월드시리즈 1차전 중계 화면에 잡혔던 교황의 모습과 교황이 선출 직후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인사하는 모습이 그래픽으로 삽입됐다.

시카고 출신인 교황은 평소 야구를 즐겨보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그가 교황에 선출되자 시카고를 연고로 둔 화이트삭스와 컵스 팬들이 서로 ‘교황은 우리 편’이라며 다투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교황이 2005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화이트삭스를 응원하는 중계 장면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일부 화이트삭스 팬들은 홈 경기 때 교황 복장을 하고 경기장을 찾고 있으며 교황을 기념하는 티셔츠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팀의 성적 부진에 고통을 받던 화이트삭스 팬들에겐 교황의 존재가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지난해 21연패를 기록하며 MLB 역대 최다 연패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MVP 출신으로 화이트삭스에 영입된 전 NC 다이노스 투수 에릭 페디가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부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페디는 시즌 도중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돼 올해 들어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반면 화이트삭스는 올해도 아메리칸리그 중부에서 꼴찌를 기록 중이다.

▲미국 시카고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팬들이 교황 복장을 하고 앉아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미국 시카고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팬들이 교황 복장을 하고 앉아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다만 팬들이 교황이 앉았던 자리 티켓을 사고 싶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당 좌석은 인근의 여러 개 좌석과 함께 교황의 친구인 슈미트 가족이 1976년부터 지금까지 시즌 티켓으로 갖고 있다. 20년 전 교황은 오랜 친구인 에디 슈미트와 그의 아들, 손자와 함께 경기를 봤다. 에디 슈미트는 2020년 사망했지만 아들과 손자는 이날 구장을 찾아 추억에 잠겼다. 25세로 훌쩍 큰 손자 에디 슈미트 4세는 “교황은 정말 훌륭하고 친절한 분이었다”며 “그분은 전 세계에서 행하신 모든 좋은 일 덕분에 교황으로 선출된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일들을 해내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단은 교황 선출 소식이 전해진 후 바티칸에 화이트삭스 유니폼과 모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홈구장 기둥에 새긴 그래픽 외에도 좌석을 기념하기 위해 별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스 보이어 화이트삭스 마케팅 최고 책임자는 “사람들이 야구장에 오면 우리 역사의 흥미로운 한 부분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며 “그래서 좌석에 무언가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든 교황께서 다시 방문하셔도 된다. 140구역에 와서 앉아도 되고 시구나 시타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 루나 리가 19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가야금으로 미국 국가를 연주하고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 루나 리가 19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가야금으로 미국 국가를 연주하고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한편 이날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화이트삭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 루나 리가 우리 전통악기인 가야금으로 미국 국가를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루나 리는 록과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야금으로 연주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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