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9일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등급 하향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었던 만큼,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보다는 2023년 8월 당시와 유사하게,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환율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미국은 글로벌 3대 신평사(S&P, 피치, 무디스)로부터 모두 ‘AAA’ 등급을 상실했다. S&P는 2011년에, 피치는 2023년에 각각 미국의 신용등급을 각각 AAA→AA+로 내렸다.
김 연구원은 “2011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 초기 국면이었고,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정치적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치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기였다”며 “2023년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완화 국면에서 정치적 교착과 재정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강등의 주요 사유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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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미 달러화와 원·달러 환율이 과거 두 차례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모두 상승했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그 배경과 기조는 상이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에도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등급 하향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었던 만큼,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 스마일 이론’으로 불리는 U자형 경로로 달러화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달러 스마일 이론’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하거나 매우 약할 경우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고, 성장세가 둔화되며 타 주요국과의 펀더멘털 격차가 축소될 때는 달러 약세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미국 경제는 침체보다는 성장 둔화 국면에 머물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 후반부터는 기업 투자 회복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경기 개선이 예상된다”며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는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한 ‘보험적 인하’로서 3분기 중 두 차례 단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후에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둔화 우려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6월 조기 대선을 전후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일정 수준의 완충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 달러 약세와 무역협상 기대, 조기 대선 전후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 경기 비관론 완화 등이 맞물리며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하반기 후반 이후에는 미국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료, 미국과의 금리 차 재확대,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 국내 성장 모멘텀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환율은 다시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