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글로벌 무역분쟁이라는 표면적 갈등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따라 실질적 시장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NH투자증권은 "한국 증시는 미국 시장과의 동조성을 유지하면서도 신정부의 확대 재정 기대, 기준 금리 인하 전망으로 상대적 아웃퍼폼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상승세가 단기 과열 신호를 담고 있지만, 이는 추세 반전이 아니라 상승 모멘텀의 일시적 속도 조절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기술주 중심의 예상보다 빠른 구조적 성장 △대기하고 있는 감세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개선 기대 △금융 규제 완화 등에 따른 유동성 확대에 의해 재차 해소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국면이 트럼프 1기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 부과 → 유예 → 협상의 순환으로 이어지는 긴장-완화 사이클 속에서도 지수는 완만한 우상향을 이어갔던 과거 패턴이 재현 중"이라고 짚었다.
당시에도 무역분쟁의 표면적 갈등보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이 실질적 시장 방향성을 결정했으며, 현재도 2018년 말~2019년 초와 유사한 역학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시장 가격에는 7월 기준금리 인하 시작과 함께 연내 총 3회 인하가 선반영됐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통화 완화 기대가 고평가 논란에도 랠리를 지지하는 핵심 변수"라며 "만약 경기지표 호조로 인하 시점이 9월로 지연될 경우, 할인율 하락 속도 둔화에 따른 박스권 장세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마라라고식’ 암묵적 환율 조정 가능성은 외국인 자금 유입과 수출 부담을 야기할 것"이라며 상반기 조선·방산 중심에서 하반기 내수 및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 정책과 연관된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순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