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도, 구광모도…왜 공조 시장에 꽂혔나

입력 2025-05-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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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커지는 냉난방공조 시장
AI 시대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로
삼성, 지난해 ‘레녹스’ 합작 법인 설립
LG, HVAC 사업으로 1분기 실적 기여

▲삼성전자 모델이 10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The 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에서 하이브리드 가정용 히트펌프 EHS를 소개하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10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The 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에서 하이브리드 가정용 히트펌프 EHS를 소개하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인공지능(AI) 시대의 조용한 격전지는 ‘공기’다. 건물과 선박을 넘어, 수천 대의 고성능 서버가 쉼 없이 돌아가는 데이터센터를 식히고 로봇과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을 안정화하는 ‘냉난방공조(HVAC)’ 기술이 미래 산업의 생존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나란히 공조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 배경이다.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업체 플랙트그룹을 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AI 확산과 함께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려면 단순한 전자기기 제조를 넘어, 열을 제어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 확보가 필수다. LG전자 역시 공조사업부를 독립시켜 동남아와 북미 등에서 공격적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중앙공조 시장 중에서도 데이터센터용 공조는 연평균 18% 이상 급성장 중이다. 2024년 610억 달러 규모인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은 2030년까지 9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약 441억 달러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AI 기반 데이터센터에서는 전체 전력 소비의 절반 가까이가 냉각에 쓰인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친환경 냉각 솔루션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조기술은 이제 에너지절감 이상의 전략적 가치, 곧 AI 산업 경쟁력의 근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분야는 기술적 진입장벽도 높다. 글로벌 HVAC 시장에서 1위는 트레인 테크놀로지(23%)이며, 레녹스(17%), 캐리어(15%), 존슨콘트롤즈(8%)가 뒤를 잇는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강력한 모터 기술력과 시스템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레녹스와 북미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북미’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로는 HVAC 분야 20년 경력을 보유한 빅터 고메즈를 선임하며 진용을 갖췄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플랙트 인수를 통해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로 이어지는 AI 기반 생태계 구축에 공조 기술을 본격적으로 포함시켰다.

▲LG전자가 최근 축구장 약 9개 크기와 맞먹는 규모의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 V i)'(사진)를 공급했다. (사진-LG전자 뉴스룸)
▲LG전자가 최근 축구장 약 9개 크기와 맞먹는 규모의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 V i)'(사진)를 공급했다. (사진-LG전자 뉴스룸)

구광모 회장 역시 장기적인 B2B 사업 비중 확대를 강조하며 공조 기술 투자를 직접 챙기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HVAC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4월에는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 V i)’를 공급했고, 유럽과 북미 외에도 동남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LG전자는 HVAC 사업을 별도 본부(ES사업본부)로 독립시켰다. 올해 1분기 HVAC 부문은 전장과 함께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또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사업에서 손을 떼고 HVAC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 가전의 시대가 아니라, 공조와 에너지 효율을 중심으로 한 기술 플랫폼 경쟁의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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