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점포는 늘려⋯금융당국 "상황 예의 주시"

금융당국이 은행 점포 축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은 영업점을 계속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비대면 거래 확산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소비자 접근성과 고령층 금융 소외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점포 수는 3766개로 지난해 4분기(3842개) 대비 76개 감소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35개 점포를 줄였다. 이어 KB국민은행 28개(800개→772개), 우리은행 26개(684개→659개) 순이다. 하나은행 2곳을 축소했으나 6개 점포를 늘리면서 4개 순증했다. NH농협은행은 폐쇄 점포가 없었다.
점포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게 시중은행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35곳 중 5곳은 지점에서 출장소로 전환된 것이고 30곳 가운데 27곳은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중복 점포를 통합한 사례"라며 "나머지 3개의 경우 1km 이내의 근거리 점포를 통합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폐쇄된 점포는 3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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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측도 "통폐합 대상 점포 28곳 중 23곳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으며 모두 반경 1km 이내에 중복 영업점이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초인접한 점포들을 통폐합해 대형화한 것"이라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은행 점포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고령층·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는 늘고 있다. 단순한 점포 축소가 아닌 고객 기반 다변화와 채널 효율화를 겨냥한 전략적 재비치라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오송역금융센터, 김해외국인특화점포 등을 개설했다. 우리은행도 현재 시니어 특화점포 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산관리특화점 투체어스W, 비즈프라임센터 등 고객 특성을 고려한 특화점포를 지속 확대 중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은행 점포 축소로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자율적 판단은 존중하나 과도한 점포 축소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점포 운영 실태와 소비자 불편 사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제도적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