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생각 차 예상보다 크지 않아”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장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스위스 제네바 ‘빌라 살라딘(유엔 제너바 사무소 상임대표 공식 거주시설)’에서 만나 수 시간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과 중국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양국이 향후 협의를 위한 틀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음을 기쁘게 말씀드린다”며 “12일 자세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허 부총리도 이번 회담을 “양국 간 이견 해소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 공동성명 발표를 약속했다.
그리어 대표는 “매우 건설적인 이틀이었다”며 “얼마나 빨리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아마도 양국의 생각 차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틀간 세심한 준비 작업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리 부장은 “중국에는 ‘음식이 맛있으면 나오는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는 표현이 있다”며 “발표 시기가 언제가 되든 세계에는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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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브라운 페퍼스톤그룹 수석 리서치 전략가는 “회담 결렬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고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회담에 앞서 고위험 포지션을 축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제 적어도 조건반사적 리스크온(위험 자산 선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그럼에도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확신이 부족한 상태가 예상되며 현 단계는 답보다 의문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윈 신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세계 시장 전략 책임자는 “단 이틀간의 회담에서 실질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양국이 긴장 완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100% 이상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이례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실제 회담 결과 무역 마찰 완화를 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무적인 발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양국 관세율 인하를 위한 구체적 발표가 있을 때까지 신중한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발렌틴 마리노프 크레디아그리콜 주요10개국(G10) 환율 조사·전략 책임자는 “무역, 경제, 지정학적 긴장 완화는 시장의 위험 선호도를 개선할 수 있다”며 “최근의 상황은 위험 상관관계가 큰 자산과 통화에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 심지어 유로화와 같은 안전자산 통화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