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손의료보험이 올해도 1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비급여 주사제와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5조 원 넘게 지출되면서 보험금 누수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실손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은 1조62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손익으로, 보험료수익에서 보험금으로 지급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차감한 수치다. 적자 폭이 전년 대비 3500억 원 줄어들었다.
경과손해율도 99.3%로 1년 새 4.1%포인트(p) 하락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지속해서 보험료를 조정한 1·2세대 상품이 3·4세대에 비해 낮은 손해율을 보였다.
세대별로는 △1세대 97.7% △2세대 92.5% △3세대 128.5% △4세대 111.9%로 집계됐다. 실손보험의 손익분기 손해율은 통상 85% 수준이다.
관련 뉴스

실손보험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15조2000억 원으로 8.1% 증가했다. 비급여주사제(2조8000억 원),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 치료(2조6000억 원)가 전체의 35.8%를 차지했다. 이 같은 치료항목의 보험금은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지속하며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의료기관별로는 전체 지급보험금 중 의원의 비중이 3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23.3%) △종합병원(17.3%) △상급종합병원(14.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급여 지급보험금 중 의원과 병원의 비중은 37.5%, 28.6%로 더 높았다.
실손 계약 1건당 연간 지급된 비급여 보험금은 세대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1세대가 40만 원, 2세대가 25만4000원으로 높은 반면 3세대는 18만2000원, 4세대는 13만6000원에 불과했다.
실손보험 계약은 2024년 말 기준 3596만 건으로, 1년 새 17만 건이 늘었다. 세대별로 △2세대(1552만 건, 43.2%) △3세대(804만 건, 22.3%) △1세대(638만 건, 17.8%) △4세대(525만 건, 14.6%) 순으로 많았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실적 및 손해율은 개선되었으나 이는 보험금 누수방지 등에 따른 것이 아닌 보험료 인상 등에 주로 기인한다"며 "과잉 의료이용‧비급여 쏠림 지속으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의료 왜곡 심화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실손개혁을 차질없이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