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차세대 모델에 적용 계획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이 미래 먹거리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끌어온 미래차·로보틱스 중심의 전략이 이번 협력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LG이노텍은 12일 현대차그룹 자회사이자 세계적 로보틱스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차세대 로봇용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양사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차세대 모델에 탑재될 핵심 부품을 공동으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사는 로봇의 ‘눈’에 해당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함께 개발한다. LG이노텍은 RGB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 등 고성능 센서를 하나의 모듈에 집약한 ‘비전 센싱 모듈’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를 기반으로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고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각각 맡는다.
이 시스템은 야간이나 악천후 등 기존 센싱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로봇이 인간처럼 주변 환경을 정밀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 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LG이노텍의 기술력은 스마트폰을 넘어 로봇의 눈에도 적용 가능한 수준”이라며 “양사의 협력을 통해 로봇 비전 기술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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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술 공동 개발을 넘어, 양대 그룹 간 오랜 협력의 연장선으로도 풀이된다. LG그룹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현대차그룹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다. LG전자 역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조명 등 전장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정 회장과 구 회장은 각각 그룹의 미래 핵심축으로 ‘스마트 모빌리티’와 ‘첨단 부품·솔루션’ 사업을 육성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이 양 그룹의 전략적 접점을 강화하는 계기로 해석된다. 실제 양 그룹은 지난 CES 등 글로벌 기술 전시회에서 로보틱스·AI 기반 솔루션에 대한 공통 관심사를 드러낸 바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협업은 LG이노텍의 시장 경쟁력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구광모 체제 이후 두 그룹은 전기차, 자율주행, 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접점을 확대해 왔다”며 “이번 로봇 센싱 협력은 양 그룹 간 시너지의 상징이자, 한국 산업의 기술 경쟁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올 초 CES 2024에서 자율주행용 센서 통합 솔루션인 ‘센서팟(Sensor Pod)’을 공개하며 고도화된 센싱 기술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협력으로 로봇 부품 시장까지 기술력을 확대하며, 모빌리티·로보틱스 융합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