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2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이 아스널(잉글랜드)을 꺾고 결승 티켓을 획득했습니다. PSG는 전날 바르셀로나를 잡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결승에서 맞붙게 됐죠.
프랑스 리그1에 속한 PSG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 속한 인터 밀란, 두 팀의 결승은 1992-1993시즌 이후 32년 만에 리그1 팀과 세리에A 팀이 맞붙는 UCL 결승이기도 합니다. 1992-1993시즌엔 리그1의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가 세리에A의 AC밀란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어요.
UCL 결승처럼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빅매치를 앞두고 항상 이야깃거리가 되는 소재가 있습니다. 바로 징크스인데요. 이번 UCL 결승전에선 어떤 징크스가 경기를 보는 재미를 더 풍성하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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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 지역에서 열리는 결승전과 관련해 PSG에는 기분 좋을 징크스가 있습니다. 뮌헨 지역에서 열린 UCL 결승에선 이전까지 우승 경력이 없던 팀이 항상 우승한다는 징크스가 그것이죠. PSG는 우승 경력이 없고, 인터 밀란은 지금까지 총 3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죠.
지금까지 뮌헨에서 열린 결승전에 진출한 2팀 중 최소 1팀이 당시 우승 경험이 없었던 경우는 4차례 있었습니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1978-1979시즌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말뫼와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구단 첫 UCL 우승컵을 들어 올렸어요. 노팅엄은 이 기세를 이어가 다음 시즌에도 함부르크를 1-0으로 꺾으며 2연속 우승에 성공했죠.
앞서 말한 마르세유의 AC밀란을 상대로 한 1-0 결승전 승리 역시 뮌헨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이뤄졌습니다. 마르세유는 2년 전엔 준우승으로 좌절했지만, 1992-1993시즌에 첫 우승에 성공하며 그 한을 풀었죠. 이 우승은 마르세유는 물론 리그1의 현재까지 유일한 UCL 우승 기록이기도 합니다.
1996-1997시즌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유벤투스가 맞붙었고, 도르트문트가 2회 우승 경력의 유벤투스를 3-1로 꺾으며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어요.
2011-2012시즌의 주인공은 첼시였습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지원으로 10년간 유럽에 큰 존재감을 과시했던 첼시가 바이에른 뮌헨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죠. 바이에른 뮌헨은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패배하며 아쉬움이 두 배가 됐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대표적인 강팀이죠. 그런 만큼 UCL 준결승전 진출 경험도 매우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바르셀로나와 관련한 징크스도 생겼습니다. 바로 21세기 이후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에서 승리한 팀이 결승에서도 승리한다는 징크스입니다.
2001-2002시즌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2007-2008시즌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09-2010시즌 인터 밀란, 2011-2012시즌 첼시, 2012-2013시즌 바이에른 뮌헨, 2018-2019시즌 리버풀이 4강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최종 우승까지 차지했죠.
이번 시즌엔 인터 밀란이 4강 1차전에서 3-3, 2차전 4-3으로 합계 7-6으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인터 밀란이 결승에서도 승리한다면 이 징크스는 7회째 이어지게 돼요. 바르셀로나가 우승 전 애피타이저 역할을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죠.
다만 바르셀로나 팬들에겐 기분 나쁠 수 있는 이 징크스는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 아닌 21세기 바르셀로나가 매우 강력한 팀이었다는 것에서 오는 필연적 결과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21년까지의 바르셀로나는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스페인 대표팀 주전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두 번의 트레블(한 시즌 주요 대회 3관왕), 챔스 4회 우승에 성공했어요. 같은 시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후안 데 라모스,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 등 초호화 선수진으로 챔스 5회 우승에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시대를 양분했죠.
이렇게 강력한 팀을 꺾을 정도의 실력과 컨디션을 가진 팀이라면 결승전에서 긴장만 하지 않고 충분히 제 실력만 발휘해도 상대 팀을 꺾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PSV 에인트호번은 국내 축구팬들에겐 익숙한 이름이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첫 정식 감독 커리어가 시작된 클럽이고, 2002년 월드컵 이후 박지성과 이영표도 이 클럽에서 유럽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이러한 PSV와 관련한 특이한 징크스가 있습니다. 해당 시즌에 PSV를 UCL에서 한 번이라도 만난 결승 진출 팀은 우승할 수 없다는 징크스죠. 1975-1976시즌부터 지금까지 총 10차례 이어졌어요.
1975-1976시즌 생테티엔을 시작으로 1986-1987시즌 바이에른 뮌헨, 1992-1993시즌 AC 밀란, 1999-2000시즌 발렌시아, 2003-2004시즌 AS 모나코, 2004-2005시즌 AC 밀란, 2006-2007시즌 리버풀, 2015-2016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018-2019시즌 토트넘 홋스퍼, 2023-2024시즌 도르트문트까지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시즌엔 PSG가 UCL 본선 리그페이지에서 PSV를 만나 경기를 치렀어요. 인터 밀란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이 징크스는 11회째 이어가게 됩니다.

아시아 팬들에게는 징크스 외에도 흥미로운 주제가 하나 더 있어요. 어떤 팀이 우승하든 역대 2번째로 UCL 우승 메달을 목에 걸 아시아 선수가 탄생하게 됩니다.
처음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던 아시아 선수는 2007-20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박지성 선수였어요. PSG가 우승한다면 이강인 선수, 인터 밀란이 우승한다면 이란 출신 메흐디 타레미가 두 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되죠.
마지막 결승을 앞둔 2024-2025시즌 챔피언스리그, 이번엔 어떤 팀이 징크스를 깨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결승전은 6월 1일(한국시간) 오전 4시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