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군 동송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경청 선거’로 선언했던 그는 전날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 이어 강원도 철원에서 경청 투어를 이어갔다. 전날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사건 유죄 취지 파기 환송 결정에도 흔들리지 않고 일정을 소화한 그는 사법리스크에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현장 행보를 통해 이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 무렵 이재명 후보의 차량이 동송시장 앞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 후보는 곧바로 시장 내부로 향했다. 첫 방문지인 한 약국을 찾아 "약값 부담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한 이 후보는 약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그 옆 식품마트에서는 식품 가격 상승에 대한 상인의 걱정을 들었다.
한 분식집을 찾은 이 후보는 20여 년간 분식집을 운영해온 주인으로부터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는 한숨 섞인 얘기를 들었다. 이 후보는 "내란 때문에 소비가 너무 많이 줄었다. 다시 좋아질 것”이라며 격려했다. 한 떡집에서는 떡을 한 조각 받아 맛을 보며 "고향 생각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을 도는 동안 이 후보는 상인들의 하소연을 들으며 때로 메모를 하고 때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 청년 상인이 고충을 토로하자 자리를 떠나지 않고 수첩을 꺼내 청취하기도했다. 서울 이태원에 장사를 하다 코로나19 이후 철원에 내려와 족발집을 운영 중인 청년 상인 김모씨(39)는 “젊은 사람들이 시골에서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다.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며 “철원에 인구가 많이 빠졌는데 인구가 우선 늘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 대화 후 본지에 “관광지만 특화되고 시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농업쪽은 혜택이 있는데 시장 등에는 지원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인구가 늘어날 방법이 무엇일까. 철원도 어제 연천 청산면을 갔더니 인구 늘었다고 하는데 겨우 1인당 15만 원씩 지원해줬는데”라며 “농촌 기본소득 도입도 방법일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라고 요구를 해달라.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이거 하자고 말하는게 실효적이고 필요하다”며 “의외로 정부 관료, 정치인들이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개 거절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시장 투어를 마친 이 후보는 낙원떡집 옆 연단에 올라 경제 회복과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10분간의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경제가 나빠진 건 정치를 못해서 그렇고 정치 못한 건 정치인들이 잘 못한거고 정치인들 잘못된건 잘못된 정치인들 뽑혔기 때문”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결국 정치는 국민이 하는건데 바쁘고 힘들더라도 내 삶을 자식들 인생 결판내게 되는 심부름꾼 일꾼을 뽑는 게 아니냐”며 “거기에도 정성을 들여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작 할 수 있다. 다시 번영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며 “경제도 살고 국민도 싸우지 않고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서로 협력하고 토론하되 멱살잡이 하지 않는, 죽이겠다고 서로 싸우지 않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세계 역사에 피를 안흘리고 현실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역사 있나. 대한민국만 유일하다”며 “이게 국민 위대이다. 세계를 주도하는 번영된 나라 꼭 만들 수 있다. 여러분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날 경기 북부(포천·연천)에서 시작된 경청 투어는 강원 접경지역(철원·화천·인제·고성), 영동 권역(속초·양양·강릉), 경북 영주·예천, 충북 단양·제천 순으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