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권사, 관련 기업 호평
세계 원전 건설 30년만에 최고
대우건설 목표주가 5000원으로
해외서도 두산에너빌리티 호평

국내외 증권사들이 한국 원전 기업에 호평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에서 26조 원 규모의 신규 원전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유럽발(發) 대규모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소형원전(SMR)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원전 기업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보고서도 나왔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한수원의 체코 원전 신규 수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3년 기준 연간 총 매출 5조 원 규모에 불과한 국내 원자력 공급 산업에 이번 대규모 수주가 미치는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는 5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라며 “글로벌 정책 기조가 탈(脫)원전에서 친(親)원전으로 바뀌면서 원전 수출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예산을 승인했다. 7일 한수원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컨소시엄에는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등 한국전력 그룹사뿐 아니라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민간 업체 중 대우건설은 최근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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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1분기 매출이 2조7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13억 원으로 31.8%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에 대해 “주택 부문 등 본업이 선전하면서 이익 성장의 방향성이 확보됐다”면서 “체코 원전 수주는 주가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목표주가를 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해외에서도 K-원전에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지난달 16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자로 건설 수가 65기, 70기가와트(GW)로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은 효율적인 건설 역량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출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며,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요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며 최 선호주로 꼽았다.
K-원전은 이번 체코 수주 외에도 하반기 불가리아와 스웨덴 원전 등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수주 모멘텀이 임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다른 대륙 국가들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 참여를 적극적으로 타진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지난달 17일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차세대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K-원전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편, 한국 기업의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이다. 원전 업계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K-원전의 수출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과 달리 유럽은 상업용 원전이 시작된 세계 원전 시장의 중심지인 만큼, 이번 수주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