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TP타워. 주차가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지만 A(49) 씨는 ‘우리은행 투체어스W(TWO CHAIRS W·TCW)여의도’의 발레파킹 서비스 덕분에 걱정을 덜었다. 최근 아파트 매매 시점을 고민하고 있어 부동산 투자 관련 상담을 예약했다. 1층에서 안내를 받아 19층 센터에 도착하자 탁 트인 여의도 전경과 함께 담당 프라이빗뱅커(PB)가 반겼다. 미술 작품이 전시된 복도를 지나 상담실에 들어서니 본부 세무전문가도 와 있었다. 담당 PB, 세무사와 함께 1시간 넘게 상담한 후 센터를 나가는 길, 상담실 오른쪽 벽면에 걸려 있던 그림 하나를 구매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TCW여의도를 방문하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들이다. 올해 3월 6일 문을 연 TCW여의도는 우리은행의 여덟 번째 PB특화센터로, 후발주자이지만 자산가를 위한 서비스는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외려 무료 발레파킹부터 미술품 전시·구매까지 다양한 차별점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영업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전문 PB들이 강력한 무기다. 민경진 PB지점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PB라는 직업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금융 동반자’와 같다”며 “고객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정도로 신뢰감이 두터워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가 실천하는 고객 중심 영업은 ‘선택지가 있는 상담’이다. 복합적인 요구에 맞는 투자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민 지점장은 “안정형·공격투자형 등으로 단순화해서 일률적인 PB의 생각을 전달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는 여러 경우의 수를 제시하고 고객이 좀 더 공감하는 쪽의 투자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와이즈(WISE)’를 활용하기도 한다. 와이즈는 우리은행이 자체 개발한 투자상품 평가모델로, 단순 과거 수익률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래 수익성·안정성·효율성 등을 고려해 200여 개의 투자 상품을 선정한다. PB는 이를 바탕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현시점에 맞춰 고객 성향에 적합한 유형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제안한다.
민 지점장이 TCW여의도 지점장으로 발탁된 배경에는 우리은행의 PB 육성 제도가 있다. TCW는 마스터급 PB지점장을 전진 배치하는 특화센터다. 그러나 우리은행에는 지점장이 아니더라도 PB로서 경력을 쌓아 왔다면 도전 기회를 주는 ‘PB지점장 공모제도’가 있다. 민 지점장은 우리은행 여의도 지점에서 PB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공모를 통과해 TCW여의도에 합류했다. 앞서 행원급 PB드림팀, PB사관학교, PB고급 과정 등 우리은행의 단계별 교육과정을 거쳤던 것이 좋은 밑거름이 됐다. 그는 “특히 PB고급 과정 당시 실제 고객 사례를 기반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서 발표했던 경험이 실무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자산관리 업무를 맡은 지 올해로 12년째인 민 지점장이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연결해줄 때다. 고객과의 확실한 ‘신뢰 관계’가 만들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민 지점장은 “특히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함께 만든 포트폴리오로 이익을 낸 고객과 신뢰가 쌓이게 된다”며 “고객이 믿고 거래를 계속 이어오다가 본인의 가족, 지인 등을 소개해줄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8년 전 광화문 지점에서 인연을 맺은 고객 B(67) 씨를 여의도 지점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을 때도 민 지점장은 ‘신뢰’의 힘을 실감했다고 한다. B 씨는 현재 TCW여의도에서 민 지점장과 금융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민 지점장은 “긴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믿을만한 PB’라고 기억해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도 민 지점장은 센터를 찾은 B씨가 해외부동산 양도소득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세무사를 연결해줬다.
TCW여의도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맞춤형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다. 첫 세미나는 이달 13일에 열린다.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프로 골프선수를 초청해 강연하고 이후 최근 시장 변동성을 고려한 투자법을 안내한다. 민 지점장은 “여의도는 스타트업 창업 등을 통해 30대 후반~40대 중반 등 젊은 나이에 부를 축적한 고객들이 많은 편”이라며 “기존 거래 고객 관리에 집중하는 동시에 세미나를 활성화해 영리치 고객 신규 유치에도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지점장은 앞으로 TCW여의도의 대고객 서비스가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했다. 같은 층에서 동시 개점한 우리투자증권과의 협업 방안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의 고객 특성 등 정보를 공유해 양쪽 고객 모두의 니즈를 충족하는 상품·서비스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민 지점장은 부동산 관련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자산가들의 부동산 소유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관련 투자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PB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지속적인 ‘자기계발’이라는 신념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민 지점장은 “상속·증여·가업 승계·보험·부동산·법률 조언 등 자산가들의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PB도 여러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어야 한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전문가를 소개해주고 상담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것이 PB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