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대만ㆍ미국 등 2나노 공장 확장"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 확대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2나노 시장이 적자 상황을 끊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선두주자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좁힐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2나노 1세대 공정인 ‘SF2’의 신뢰성 평가를 완료하고, 2분기부터 양산 투입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공정을 활용해 3나노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수율(양품 비율)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고객사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기술 안정화에 집중해 올해 2나노에서 재기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공정 기술이다. 닿는 면이 3개였던 핀펫(FinFET) 공정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통해 자사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리벨리온, 딥엑스 등 국내 인공지능(AI) 팹리스 기업들도 차세대 제품을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을 활용하기 위해 협력 중이다. 일본 AI 딥러닝 전문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PFN)는 지난해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을 활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2나노 2세대 공정의 고객사 수주에도 집중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주력한다.
노미정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나노 2세대 최적화 공정은 고객사 설계를 지원할 기술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하고 있다”며 “고객사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TSMC 역시 최근 2나노를 포함한 선단 공정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TSMC는 최근 대만 가오슝 22팹 내 2나노 공장을 확장했다. 향후 가오슝 공장을 2나노 공정의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1~3공장(P1~3)은 2나노 제품을, 4공장(P4)과 5공장(P5)은 2나노의 개량형인 N2P, N2X, A16 제품을 생산한다.
TSMC는 하반기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공장과 함께 2나노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현재 고객사 예약을 받고 있으며, 미국 애플이 첫 번째 고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관세 인상 리스크에 대비해 미국에서도 2나노 이하 선단 공정 팹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세 번째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3·4공장은 (2나노 기반의) 최첨단 N2와 A16 공정을 사용하고, 5·6공장은 훨씬 더 진보된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8.1%로, 전 분기 대비 1%포인트(p)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TSMC는 점유율을 64.7%에서 67.1%로 늘리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