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최초 원유 수입국인 쿠웨이트와 에너지 동맹을 강화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쿠웨이트와의 국제공동비축 계약에 따라 원유 200만 배럴을 국내에 들여오며,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에너지 안보에 든든한 버팀목을 추가한 것이다.
석유공사는 쿠웨이트산 원유 200만 배럴이 국내에 도착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31일 현지에서 맺은 400만 배럴 규모 계약에 따른 첫 입고다.
석유공사는 전일 쿠웨이트산 원유 KEC(Kuwait Export Crude Oil)를 실은 유조선이 울산항에 입항했으며, 울산비축기지로의 하역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제공동비축은 석유공사가 보유한 유휴 저장시설을 해외 산유국에 임대해 원유를 저장하고, 위기 시 우선 구매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평시 외화 수익 확보는 물론, 위기 대응 능력과 공공재정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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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의 저장시설은 국내 정유사와 직접 연결된 송유관망을 갖춰 수급 효율성이 높고, 한국의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중국·일본 등 역내 물류 허브로서도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계약 상대방인 산유국 역시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 접근성과 물류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계약으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3개국과의 국제공동비축을 통해 총 1330만 배럴의 원유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23년 기준 국내 일일 원유 수입량(약 280만 배럴) 기준으로 4.8일치 물량이다.
쿠웨이트는 1964년 한국이 처음으로 원유를 수입한 국가로,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은 60년의 역사를 지닌다. 석유공사는 이를 기념해 21일 서울에서 김동섭 사장과 셰이크 나와프 사우드 알 사바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 CEO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양측은 이번 계약이 단순한 저장 계약을 넘어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 강화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쿠웨이트와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양국 사이 신뢰와 호혜를 더욱 증진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