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신용강등 위험… 회사채 수요예측 앞두고 악재

입력 2025-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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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17 18:2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한신평, 안정적→부정적 전망
부채비율 197%로 내려왔지만
순차입금, EBITDA 10배 육박
면세 사업 회복 더뎌 부담 가중
수익성 개선·자금조달 '적신호'

삼성그룹 계열의 국내 대표 호텔사업자인 호텔신라(AA-)가 공모채 수요예측을 사흘 앞두고 A등급대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놓였다. 팬데믹이 끝나고 호텔 부문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지만, 중국발 경기침체와 고환율 등으로 면세 사업 회복이 더딘 것으로 평가됐다. 향후 회사채 발행 등의 자금 조달에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내주 선순위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1일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금리를 결정하고 29일 자금 납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채 발행액은 만기 별로 2년물(400억 원), 3년물(1200억 원), 5년물(400억 원) 등 총 2000억 원이다. 수요예측 흥행 결과에 따라 발행액을 최대 4000억 원까지 증액할 수도 있다.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당시 2년물과 5년물로 각각 400억 원, 1600억 원을 모집하는데 1조7600억 원의 자금이 모였다. 전체 모집액 대비 9배에 달하는 규모다. 금리 수준도 만족스러웠다. 호텔신라는 희망금리 밴드를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30bp’로 제시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2년물을 개별민평 대비 마이너스(-) 10bp, 3년물을 -20bp에서 모집액을 모두 채웠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하반기 자금 수요에 대응해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신 14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EB는 대부분 표면이자율이 0%로, 발행사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은 모두 단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호텔신라의 EB 발행은 199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300% 후반에 육박했다. 부채비율은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에 이미 283.6%에 달했고, 코로나19가 시작되고 △2020년 363.8% △2021년 360.5% △2022년 444.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작년 말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자산 재평가에 힘입어 197.0%로 다시 내려온 상태다.

그런데도 이번 공모채 수요예측에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일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지만, ‘부정적’ 전망 꼬리표가 붙었다. 부정적 전망은 향후 빠르면 6개월 이내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신용등급 하향 시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은 A+로 내려오게 된다.

공모채 발행에 사용되는 유효신용등급은 가장 최근에 공시된 신용등급 2개 중 낮은 등급을 말한다. 호텔신라는 현재 신용평가 3사 중 나머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안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부정적' 등급 전망이 우선 효력을 갖는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큰 기업의 회사채에 기관 투자자들은 통상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호텔신라의 재무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이상 나머지 한기평, 한신평의 신용등급 강등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호텔신라의 순차입금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5.5배를 넘는 경우 신용도 하락을 검토하겠다고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비율은 2021년 5.1배, 2022년 5.2배, 2023년 5.3배에서 지난해 9.9배로 폭등했다. 면세 부문의 영업실적 저하에 더해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 투자로 현금흐름이 악화한 결과다.

작년 말 호텔신라의 리스 부채를 포함한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6582억 원 규모다. 이 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4116억 원어치다. 당장 2분기에도 회사채 2400억 원과 리스부채 70억 원을 갚아야 한다. 이번 공모채 발행 또한 차입금 상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 차입금 부담 완화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경상적인 투자 이외에 신규 호텔 오픈, 인천공항 임차보증금 잔여분 500억 원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고, 현금 창출력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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