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맨이 극장가에 다시 돌아옵니다.
지난주 공개된 4분 분량의 슈퍼맨 티저 영상이 공개되면서 원년 DC 팬들이 흥분한 것인데요.
10년간 암흑의 시대를 보낸 DC 유니버스가 다시 슈퍼맨으로 돌아가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를 뛰어넘기 위한 이들의 계획은 초장부터 어그러졌습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2013년 슈퍼맨의 단독 영화인 맨 오브 스틸을 발표한 DC 스튜디오는 DC 확장 유니버스(DC Extended Universe·DCEU)를 10년에 걸쳐 내놨는데요.
호평을 받은 맨 오브 스틸의 뒤를 이어서 잭 스나이더 감독은 2016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내놓습니다.
이는 당시 마블 스튜디오가 솔로 히어로 무비의 흥행에 힘입어 팀업 무비인 '어벤저스'(2012년),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을 모두 성공시키면서 대항마로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를 DCEU 초반부터 선보인 것인데요.
프랭크 밀러의 만화 다크 나이트 리턴즈의 스토리를 따온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어설픈 연출력과 스토리로 인해 엄청난 혹평을 받죠. 그야말로 필살기가 단숨에 막힌 DCEU는 이때부터 방황의 세월을 보내기 시작하는데요. DC 골수팬들의 고통의 시간도 길어지는 것은 덤이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조스 웨던의 저스티스 리그'는 마블도 DC도 아닌 모호한 결과물이 돼 버렸죠. 마블로 치면 무리하게 어벤저스 1과 2를 추진하다가 시원하게 망친 셈입니다.
이에 워너 경영진은 영화 제작자인 월터 하마다를 영입, 그를 새로운 DCEU의 총괄로 앉히게 됩니다. 이후 무간섭주의를 표방한 DCEU는 '아쿠아맨', '샤잠!'이 예상외의 흥행을 기록한 데다 다른 갈래의 솔로 영화인 '조커'가 초대박을 치면서 자신감을 얻는데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원더우먼 1984'ㆍ'블랙 아담'ㆍ'플래시'ㆍ'샤잠: 신들의 분노'ㆍ'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이 내리 실패하면서 10년간에 걸친 DCEU를 강제로 종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설수 끝에 DC로 자리를 옮긴 그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죠. 여기에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주연 중 하나인 '피스메이커'의 드라마가 그야말로 히트를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게 됩니다.
이에 워너 측은 그에게 곧바로 DC 스튜디오 수장직을 맡기는데요. 제임스 건 체제에서 DCEU는 전면 폐기 됐죠. 'DC 유니버스'(DCU)로 완전 '리부트'됩니다.
12년 만에 재탄생한 DCU는 이번에도 '슈퍼맨'을 전면에 등장시키는데요. 제임스 건 회장이 직접 디렉팅을 맡았죠.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맨 오브 스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슈퍼맨 등장을 예고했습니다.
예고편에서는 원색 느낌이 강조된 슈퍼맨 코스튬을 입었는데요. 전작 맨 오브 스틸의 차가운 복장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평소 '슈퍼맨'의 광팬을 자처한 제임스 건은 슈퍼맨의 복장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토로했는데요.
특히 빨간색 팬티를 두고 고심에 빠졌지만, 슈퍼맨 역할을 맡은 데이비드 코렌스월은 "슈퍼맨은 아이들이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기 원한다. 슈퍼맨은 희망의 상징으로, 일부러 프로레슬러와 같은 친근한 옷을 입는다"고 조언을 들으며 의상을 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제임스 건은 이번 작품을 "친절함과 인간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정의했죠.
앞서 제임스 건이 라쿤 '로켓'과 식물 '그루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킹 샤크', 피스메이커의 독수리 '이글리' 등 귀여운 캐릭터를 전면부에 등장시키며 영화의 활력을 더했는데요. 나사가 빠졌지만 묘하게 매력있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와 동기 있는 서사, 컬러풀하고 아름다운 영상미가 감동을 살린다는 평가를 받았죠.
팬들은 제임스 건 특유의 휴머니즘적 해석으로 슈퍼맨의 일대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는 분위기인데요. 티저에서는 맨 오브 스틸에서 나온 '절대자'의 모습을 배제하고, 원작대로 친근하고 희망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모습이 담겼다는 것입니다.
이번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슈퍼맨이 하나의 도전을 넘기고 또 다른 도전에 맞서는 식으로 세상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일련의 영웅적 업적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대내외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는 제임스 건은 7월 개봉을 앞둔 '슈퍼맨'의 후반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8월 공개 예정인 존 시나 주연의 '피스메이커2' 작업도 진행 중이죠.
또한, DC 유니버스 작품들이 내년까지 연속으로 쏟아질 예정인데요.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은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를 절반 정도 완성한 상태입니다. 그린랜턴을 주인공으로 한 HBO 드라마 '랜턴스'가 2026년 공개를 목표로 제작에 착수할 예정임을 알렸죠.
제임스 건은 현재 알려진 프로젝트 외에도 비밀리에 또 다른 DCU 프로젝트를 작업 중인데요. DC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 DC 스튜디오 공동 회장인 피터 사프란은 "'더 배트맨: 더 브레이브 앤 더 볼드'와 '더 오소리티'를 포함한 다섯 편의 새 영화와 '월러'와 '부스터 골드'를 포함한 다섯 편의 또 새로운 TV 시리즈가 현재 초기 제작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영화계에서는 이번 작품을 워너브러더스의 변곡점으로 평가했는데요. DCEU, '조커: 폴리 아 되', '미키 17'의 흥행 참패로 흔들리는 워너브러더스의 입지를 결정하리라는 것이죠.
팬들의 기대감도 매우 큽니다. 이들은 이제 일관된 방향성과 정교한 서사를 가진 DCU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과연 '소방수' 제임스 건이 DC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오로지 '슈퍼맨'에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