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적 의미로 '기원', '발생'을 뜻하면서 성경 구약성서의 첫 번째 서적, 창세기를 의미하는 '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오늘날 한국에서 국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각인됐는데요.
대한민국의 공식 의전 차량이면서 대기업 총수를 비롯해 많은 유명인사가 하나씩 보유하고 있는 차량으로 알려졌죠.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값싼 차', '양산형 일본 차'라는 소리를 들었던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를 탄생시키기까지는 무수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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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몽구 명예회장은 1999년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뒤 미국 출장을 갔다가 충격을 받았는데요. '고장이 잦고 수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싸구려 차'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현대차의 현실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죠.
이때부터 현대차는 '많이 파는 것'보다 '잘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6년간 총 5000억 원이 넘는 자본을 투입해 완성했죠.
2008년부터 한국 시장에 판매된 제네시스 1세대(BH)는 후륜구동 방식으로 3.3ℓ 람다 MPi 엔진과 3.8ℓ 람다 MPi 엔진을 탑재해 출시됐습니다.
제네시스의 등장 이전 현대차의 라인업은 승용 모든 차종에 걸쳐 오로지 전륜구동만 사용해 왔는데요. 전륜구동은 실내 공간 확보에 유리하고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연비에도 유리했죠.
하지만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는 그다지 선호되는 방식이 아닌데요. 차체 전후 중량 배분이 어려워서 안락하고 안정적인 승차감과 인상적인 조종성능을 구현하는 데 있어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1년에는 프라다와 협업을 진행해 '제네시스 프라다 에디션'을 출시했는데요. 국민 MC 유재석의 자동차로도 알려진 이 차량은 제네시스는 북미 수출용의 5.0ℓ 타우 가솔린 직접 분사 방식(GDi) 엔진을 탑재하며 고성능 차량 이미지를 각인시키죠.
이후 2013년 처음 등장한 2세대 DH는 3.8ℓ V6 직분사 엔진을 얹었는데요.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m의 힘을 발휘했죠. 안락함과 편의성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며 호평을 받습니다.
제네시스의 가능성을 확인한 현대차는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독립시키는데요
2015년 말 제네시스 브랜드가 갓 독립했을 당시만 해도 라인업은 2세대 제네시스(DH)와 기존 에쿠스였던 플래그십 세단 G90(EQ900)밖에 없었죠.
같은 해 현대차는 기존의 에쿠스라는 이름을 과감히 버렸는데요. 1999년 태어난 에쿠스는 '개선장군의 말'이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역동적인 외관을 바탕으로 260마력의 가솔린 GDi 엔진을 장착해 동급 최강의 성능을 자랑했죠.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가 중복되는 걸 우려해 과감히 '제네시스'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데요. 이때부터 제네시스는 빠르게 차종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에는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캐딜락 등과의 경쟁에서 선봉장이 될 제네시스 G80이 등장했는데요.
2017년 9월 G70이 나왔고 2020년 1월에는 제네시스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이 나왔죠. 그해 3월 G80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 첫선을 보였고 연말 GV80보다 한 체급 낮은 SUV인 GV70도 출시됐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G는 세단, GV는 SUV 라인업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차체가 작은 것이 특징이죠.

그중 G90은 제네시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애초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에쿠스의 후속 모델로 개발된 EQ900(현 G90)은 제네시스가 출범하며 새 브랜드의 첫 번째 신차가 됐죠.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중책을 맡은 신차인 만큼 현대차는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AD)과 스마트 자세제어 시트, 측면 추돌 방지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력을 모두 쏟아냈는데요.
이 모델(현 G90)은 국내 대기업 회장들도 가장 선호하는 차량으로 이재용(삼성)·최태원(SK)·구광모(LG)·정용진(신세계) 회장을 비롯해 재계에서는 안 쓰는 곳이 없을 정도죠.
또한, G90은 대통령 의전 차량으로도 제공되며 명성을 크게 얻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나이도 젊으므로 고가의 수입차를 선호하는 부친과 달리 국산 차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오너 간 친분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관계로 서로 얽혀 있다는 점도 국산 차를 이용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다만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G80인데요. G90은 아무래도 넓은 차체로 부담스럽다 보니 대체재로 선택되는 G80은 40만대 이상 판매되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에 이바지하는 등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네시스는 3년 5개월 만에 전기차 GV60을 야심차게 출시했는데요.
GV60은 부분 변경 모델로, 브랜드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 우아함’을 바탕으로 디테일을 강화해 아이코닉하면서 고급스러운 내·외장 디자인을 갖췄죠.
여기에 84kWh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81km(복합, 스탠다드 2WD 기준)를 주행 가능하며, 차세대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과 다양한 주행 특화 사양을 통해 럭셔리 전기차만의 편안하면서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데요.
제네시스는 GV60에 에너지 밀도가 높은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용량을 기존 77.4kWh에서 84kWh로 증대하고, 범퍼 형상 개선 및 3D 풀 언더커버 적용 등으로 공력 성능을 개선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451km에서 481km(복합, 스탠다드 2WD 기준)로 늘렸죠.
아울러 배터리 용량 증대에도 배터리 냉각 성능 개선 등을 통해 350kW급 초 급속 충전 시 기존과 같은 18분(배터리 용량 10%→80%)의 충전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GV60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스탠다드 2WD 6490만 원 △스탠다드 AWD 6851만 원 △퍼포먼스 AWD 7288만 원입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 가격은 더욱 낮아질 수 있는데요.
과연 GV60이 1분기 전기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