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ㆍ멕시코 우회해도 적발
"화물선 50%를 중국이 건조해"
韓조선ㆍ해운 등 반사이익 기대

미국 행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추진한다. 단순한 선박 건조를 벗어나 해운과 물류까지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글로벌 오대양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전략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보도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을 되살리고 글로벌 해운업계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지난 수년 동안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중국의 해상 지배력이 커지고 있으며, 미국의 해군력도 약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명령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주도한다. 중국산 또는 중국 국적 선박이 미국 항구에 들어올 때 더 비싼 항만 정박료를 부과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예컨대 유럽 선사가 중국에서 건조한 화물선으로 미국에 화물을 보낼 때도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나아가 이런 중국 선박 및 중국 국적 선박에 대한 차별 정책을 동맹국에도 강요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우회 경로까지 차단한다. 중국 선박이 미국 항구의 값비싼 정박료를 피해 캐나다 또는 멕시코에 정박한 뒤, 이 화물을 육로로 운송할 때 제재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살펴보고 부과한다.
로이터는 미국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조선소는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상선 화물 용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1999년에는 이 비율이 5%에 불과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조선업은 1970년대에 정점을 찍었고, 현재는 업계 생산량의 극히 일부만을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러한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조선에 많은 돈을 쓸 것"이라며 "우리는 아주 많이 뒤처져 있다. 예전엔 하루에 한 척의 배를 만들곤 했지만, 사실상 지금은 1년에 한 척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럴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선박과 해운ㆍ물류 서비스까지 광범위한 제재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국의 조선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벌크선 이외에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목적선, 친환경 선박 등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지닌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도 전날 첫 통화에서 한미 간 협력 분야로 조선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한 권한대행과 통화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와 관세, 조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량 구매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