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환율 조작국 언급에 위안화 약세…원화도 약세 영향
WGBI 편입 시점 지연 소식…“원화 강세 기대 약화되는 재료”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에서 전일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을 기록했다. 2009년 3월 12일 1496.5원 이후 최고치다. 야간 거래로 전환한 이후에도 1480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8원 오른 1484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개장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 1488원 이후 가장 높다. 장중 고가(1487.6원) 역시 이때(2009년 3월 16일 장중 고가 1488.5원)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8일 야간 거래(익일 오전 2시)에서 장중 1482.3원까지 오른 후 1479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작년 7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일환으로 거래 시간이 익일 오전 2시까지 연장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원화가 위안화 영향을 받아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성태·금종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국(미국-중국) 간 긴장도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위안화는 양국의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위안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원화 또한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약세 압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위안화 환율이 양국 간 무역 협상 진전의 프록시(proxy)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즉, 관세 전쟁 격화 국면에서 위안화는 약세를, 협상이 진전되는 국면에서는 위안화가 강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올해 연말 위안·달러 전망을 기존 7.4위안에서 7.6위안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구팀은 “위안·달러는 단기적으로 약 7.9위안까지 상승한 후, 협상의 개시와 진전 상황에 따라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당초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된 소식도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를 꺾었다. WGBI 편입으로 560억 달러(약 75조 원) 규모이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번 편입 지연으로 그 시기가 늦춰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BOK 이슈노트를 통해 “우리나라의 WGBI 편입은 외화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 완화, 국고채 금리 하락 등에 전반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고채 가격 고평가로 회사채 등 여타 채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국내 기업(또는 공공기관)의 자금조달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상훈·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 시점 지연은 원화 강세 기대가 약화되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며 “4월 금통위를 앞두고 환율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보다 동결 결정에 무게를 두는 재료로 작용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극심한 안전자산 선호 및 유동성 확보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고, 연준 인사들도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