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방제 정책의 대전환을 기대하며 [논현로]

입력 2025-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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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작은 산불이 초대형으로 확산되어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인적, 물적인 피해를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려우나 4월 1일 기준으로 26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산림뿐만 아니라 타 분야까지 피해가 엄청나다. 불탄 산림의 생태계 회복에 수십 년이 걸릴 것이며, 송이 등 산림 작물, 조경수, 유실수 등의 피해도 크다. 농업분야 피해도 매우 크다. 농작물 3,700ha, 시설 하우스 364채, 한우 251두, 돼지 2만 5000두, 닭 17만 9천 수, 축사 212채, 농기계 5,506대가 피해를 당하여 농업기반이 붕괴되었다고 할 정도이다. 양식어류 68만 마리, 어선 16척, 가공 업체 및 창고 18채 피해가 집계된다. 주택 3703채가 전소되었고, 주민 3300명이 귀가를 못 한 상황이다.

산불 피해 현장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피해 이재민들의 삶을 우선 보듬어야 하며,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에 직, 간접적인 피해지원은 조기에 실시하자. 피해지원을 위한 긴급조치로 경상북도에서는 1인당 30만 원의 긴급지원과, 모듈러주택, 농기계 무상임대 등 다양한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 차원에서는 피해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보상대책은 물론 현재 산불 방제 대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자. 보상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현행법령에 따른 의례적인 보상책을 탈피하자. 의료, 심리, 주거, 법률, 금융 등 전방위에 걸친 보완책을 마련하자. 산불을 보는 인식도 국가재난으로 전환하고 산불 방제책도 대전환하자.

산불 원인과 방제대책을 보면서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산불원인은 과거와 비슷하나 산물 양상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최근 산불원인으로 기후위기를 많이 든다. 극심한 가뭄과 골짜기에서 일어나는 태풍과 같은 돌풍도 이번 산불의 급속한 확산 원인이었다. 산불 방제대책은 과거보다 많이 개선되었으나 초대형 소방 헬기와 야간 산불진화 가능 헬기 등 방제 장비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일반적 산불 방제대책은 산림청에서 잘 수립해두었다. 그러나 이번 경북 북부의 산불을 계기로 과거의 산불 방제대책을 대 전환하자. 대형 산불 방제를 위한 핵심대책은 무엇인가? 전 산림청장인 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는 임도(林道) 확충을 적극 강조한다. 임도에 대한 반대도 있고, 예산 부족, 사유림 소유자 설득문제도 있으나 임도야말로 산불 확산을 방지하는 방화선이다. 임도 개설비는 1㎞당 3억 5000만 원 정도다. 1년에 최소 2000km를 건설해야 방제 실효성이 있다고 한다. 예산이 부족하면 전략적 지역을 선정하여 임도를 확충하자.

산불현장에서도 현행 산불 방제대책의 전환을 강조한다. 경북 북부의 산불 방제를 현장에서 총괄 지휘한 이철우 경북지사는 AI를 활용한 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소방드론을 도입하며, 산악지형에 특화된 전용소방차 개발을 강조한다. 산불 방지 매뉴얼 개선, 수종 갱신, 장비 현대화, 임도확산, 예산 확충은 기본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전국 산림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헬기 등 산불 진화장비 고도화, 전문인력 양성, 임도건설, 지속적인 숲 가꾸기”를 강조한다. 산불 방제를 위해 근본적으로 산불을 보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산불은 산림청에 맡겨서 해결한 산불 사태가 아니고 국가적 피해를 가져오는 ‘국가적 재난’이란 인식을 하자.

최근 산불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의 골칫거리이다.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발생 일주일도 안 되어 1만 채 이상의 건축물이 불탔고, 인명 피해도 너무 심했다. 역사상 가장 큰 재산 피해라고 한다. 일본도 최근 전국적인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필자가 20여 년 전 미국 대사관에서 농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미국의 산불 현황과 방제방안을 살펴보았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방제가 힘든 미국은 오래전부터 대형 헬기 위주의 산불 방제 대책을 실시한다. 우리나라 산불 양상도 과거와 달리 대형 산불형태로 전환된다. 대형 산불을 ‘국가적 재난’으로 새롭게 인식하자. 산불 방제대책은 대전환하되 단순하고 강력해야 한다. 대형 산불 방제를 위해 복잡한 매뉴얼을 만들지 말자. 우리나라 산림을 푸르게 만들어 세계 유례없는 성공 스토리를 만든 분이 고(故) 손수익 산림청장이다. 손수익 청장(1973.1-1978.9)의 헌신과 열정으로 너무나 헐벗은 과거 우리나라 산을 나무가 너무 풍성한 현재의 산으로 변화시켰다. 손수익 청장이 산림을 중시하는 구호는 간단하다. “ 산. 산. 산. 나무. 나무. 나무”라는 구호였다. 접속사도 조사도 없는 이 간단한 구호가 1970년대 우리나라 산을 푸르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산. 산. 산. 나무. 나무. 나무”와 같은 구호는 단순하고 강력하다. 대형 산불방제 대책에 적극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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