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도하고 청결한 고양이의 매력은 너무나 다양하지만 야생성이 남아 있는 유전적인 특성상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 매우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방광염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 방광염은 특발성 방광염이 가장 흔하다. 특발성 방광염의 경우 생활환경, 특히 화장실 환경의 불만이나 불편감, 이사나 여행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낯선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방문으로 인한 불안, 여러 마리의 고양이(다묘가정)가 함께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영역침범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발성 방광염 이외에는 감염성 방광염이 있지만 고양이의 경우 강아지에 비해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성 방광염의 발생빈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 방광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는 것과 요도가 막혀 아예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방광염이 발생한 고양이는 배뇨 통증과 잔뇨감으로 찔끔거리며 소변을 보거나 생식기나 하복부를 혀로 핥는 행동을 하게 된다. 요도가 막혀 힘을 줘도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 걸어 다니면서 소변을 흘리기도 한다. 이때 방광이 너무 부풀어 오르거나 방광벽에 염증이 심해지면 소변에 혈액이 같이 나오기도 한다.
화장실 환경이 불만족스럽거나 배뇨 시 통증이 있으면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반려묘가 갑자기 배변 실수를 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혹은 방광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이상이 지속하면 빨리 동물병원으로 내원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 방광염의 치료는 요도의 폐색이나 손상이 있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급성 신장 손상이 발생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요도 폐색이 있다면 우선 요도 카테터를 장착해 배뇨를 시켜주고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방광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장 수치가 올랐다면 최소 하루 이상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
요도 폐색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진통제를 처방해 통증을 경감시키고 고양이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집안 곳곳의 생활환경을 개선한다. 이 밖에도 방광염의 치료를 돕기 위해 방광염 전용의 처방식을 급여하며, 간식이나 사료는 될 수 있으면 습식사료를 먹이는 게 좋다. 집안 곳곳에 물그릇을 배치해 수분섭취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결석전용 습식사료는 음수량을 늘려 소변을 희석시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방광염의 재발률을 낮추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고양이 방광염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다면적 환경개선 요법이다. 남예림 샤인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센터장은 “식사와 물을 항상 신선하게 준비하고, 안전하고 독립이 보장된 휴식처를 보장하며,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고 용변을 볼 수 있고 들어갔을 때 불쾌감을 느끼지 않게 깨끗한 화장실을 여러 개로 유지 해야 한다”면서 “사냥본능을 다양하게 자극할 수 있는 놀이와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남 센터장은 “고양이 방광염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지만, 환경개선과 적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으로도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