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청정에너지 투자 줄이고 석유·가스 늘린다…“계획 리셋”

입력 2025-02-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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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수익성 좋은 사업으로 돌아간다”
석유·가스 생산량 25% 삭감 약속 철회
2020년 가장 대담한 탈탄소 정책 제시
에너지 안보 부상·주가 부진 등에 돌아서

▲영국 런던에 BP 주유소가 보인다. 런던/AP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BP 주유소가 보인다. 런던/AP연합뉴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영국 BP가 청정에너지 투자를 줄이는 대신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리 오친클로스 BP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 설명회에서 “성장 가속을 위해 가장 수익성 좋은 사업으로 자본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0년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2019년 대비 25% 삭감한다던 기존 공약을 철회했다. 대신 지난해 235만 배럴이었던 생산량을 2030년 최대 250만 배럴로 늘리기로 했다. 또 석유와 가스 투자를 종전보다 20% 늘려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4230억 원)로 높이고 재생에너지 지출은 연간 15억~20억 달러로 줄일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지출은 이전 계획 대비 약 70% 급감한 수치다.

일련의 계획을 오친클로스 CEO는 “BP의 리셋”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린 지금 다른 상황에 부닥쳤다. 이제 각국은 경제성과 유동성 보장, 에너지 안보를 우선하고 있다”며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5년 전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트 톰슨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이러한 조치는 에너지 기업 환경을 재평가한 결과”라며 “우리가 깨달은 것은 석유와 가스에서 크게 벗어나야 한다는 게 아닌 모든 유형의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BP는 잘 알려진 것과 잘 하는 것들에 집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탈탄소가 세계적인 의제로 부상하면서 BP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관련 정책을 강화했다. 특히 2020년 제시했던 탈탄소 전략은 대기업 가운데 가장 야심 찬 계획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에너지 안보가 급부상했고 전통적인 화석연료 중요성도 다시 커지면서 계획은 틀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하면서 전 세계 석유와 가스 사업은 더 탄력을 받게 됐다.

BP의 복귀는 주가 부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BP가 대담한 탈탄소 전환을 발표한 2020년부터 5년여 동안 경쟁사 엑슨모빌 주가는 약 50% 상승했다. 영국 셸과 프랑스 토탈에너지 역시 20% 가까이 올랐다. 반면 BP는 이 기간 10% 하락하면서 5개 메이저 석유업체 중 가장 부진했다. 미국 기업들이 거액을 투자해 가스 광구를 확보하고 유럽 기업들이 석유와 가스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동안 BP는 공식적으로 탈탄소 정책을 철회하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번스타인의 아이린 히모나 매니징 디렉터는 “BP는 (화석연료 강화를) 재개했어야 했다”며 “그들이 화석연료를 희생하면서까지 저탄소 투자를 원한 투자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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