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754억원...전년보다 40% 개선
상품·가격·트래픽·배송·편의성 경쟁력 제고
올해 오픈마켓 흑자·수익성 제고 총력

이커머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11번가의 존재감이 사라지면서 11번가 재무적 투자자(FI)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SK가 11번가를 다시 품는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데 이 시나리오가 완성이 되기 위해서는 11번가의 수익 개선이 선행돼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 매각 소식이 1년 반을 넘기도록 감감무소식이다. 11번가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2023년 말 콜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을 포기하자 FI가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면서 작년 초 11번가는 M&A 시장 매물로 나왔다.
11번가의 FI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희망가를 시장추정가의 절반 수준인 5000억~6000억 원 수준으로 낮췄음에도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작년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고금리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식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FI의 11번가 매각이 1년째 공전하자 일각에서는 SK가 다시 11번가를 거둬들일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SK스퀘어의 콜옵션 포기에 따른 파장이 향후 그룹 및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신세계그룹이 SSG닷컴의 신규 투자자를 구해 기존 FI가 투자금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도 하나의 사례로 거론된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SSG닷컴과 재무적투자자(FI)간의 1조 원대 규모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갈등 해결을 위해 신규 투자자 ‘올림푸스제일차’(SPC)와 신규 계약을 체결, 기존 FI가 보유했던 SSG닷컴의 지분 30%를 양수한 바 있다.
다만 SK가 FI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길을 터주기 위해 11번가를 다시 품는 시나리오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11번가 자체적으로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K스퀘어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해 5618억 원이다. 이는 전년(2023년)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2024년 영업손실은 754억원으로, 전년(1258억 원)보다 40%나 개선한 성과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성장 플라이휠(Flywheel)’ 전략에 집중해 적자 상황인 수익성을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다. 작년 한 해 목표였던 ‘오픈마켓(OM) 사업 흑자 전환’을 이루진 못했지만 올해 안정은 사장 단독대표 체제에 힘입어 오픈마켓 사업 흑자와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11번가는 △상품 △가격 △트래픽 △배송 △편의성 등의 영역에서 경쟁력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버티컬 서비스와 전문관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 11번가는 현재 리빙 전문 버티컬 서비스 홈즈, 트렌드 패션 버티컬 #오오티디, 명품 버티컬 우아럭스, 신선식품 버티컬 신선밥상 등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직매입 상품 운영 효율화에도 나선다. 11번가는 직매입 상품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을 운영 중이다. 또 오픈마켓 판매자를 대상으로 자체 ‘풀필먼트(Fulfilment)’를 제공하는 슈팅셀러도 도입 중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상품, 가격, 트래픽, 배송, 편의성 등 요소의 선순환 효과를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면서 “직매입 상품 운영을 효율화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로 개편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