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의 교묘한 리베이트 수법

입력 2009-06-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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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없이 강연료 지급, 해외학회 가장 여행경비 제공까지 방법도 천차만별

최근 각종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약회사 리베이트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 뿐 아니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리베이트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던 다국적제약사들도 교묘한 수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업계 영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주로 국내제약사들의 관행으로만 여겨지던 처방금액(전문의약품 매출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방법을 상당수 오리지널 약을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제약사들도 따라하고 있다.

또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사가 현금, 상품권, 골프접대 등의 직접적인 리베이트를 주로 제공하는 것에 비해 제공방법이 더 과학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국적 제약사 영업 관계자들이 밝힌 가장 흔한 리베이트 제공방법은 학회지원 등을 가장한 현금지원이다.

실제 기존 자사제품을 처방 하고 있는 고객이나 잠재고객에게는 학회나 세미나, 제품설명회를 가장해서 강의료 형식으로 통장에 현금을 입금시킨다. 보통 금액은 의사 처방금액의 10%선이다.

다국적 제약사 A사 영업 관계자는 “요즘 시장환경은 과잉경쟁으로 인해 약효가 뛰어난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리베이트 지원 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 의사 고객들 중 리베이트를 제공받지 않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학회지원은 대개 처음 한두번은 순수한 스터디모임으로 실제 강의도 하면서 강의료가 나가지만 나중에는 의사들이 이를 당연시 여겨 단순 회식분위기로 바뀌고 강의도 하지 않고 강의료를 입금시켜주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통장에 근거를 남기고 싶지 않은 고객들은 현금이 아닌 제약회사 법인카드를 통한 가전제품 등 물품을 지원받거나 아예 카드를 의사에게 사용하라고 대여해 주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개인병원의 경우에는 세미나 지원을 가장해 한달 단위로 식당의 식사비를 선(先 )결제해 주는 일도 있다.

또 여름휴가 등은 해외학회 형식을 가장해 항공권 구매나 여행경비 결제를 대신 해주고 관계자가 현지까지 동석해 편의를 부가적으로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 밖에도 ▲영향력 있는 의사를 제약사의 연간 고문·자문으로 위촉하고 일정금액을 선지급하는 경우 ▲새로 의약품 판매 이후 안정성·유효성에 관한 정보를 수집·검토하는 PMS(시판후 조사)를 제약사에서 판촉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등 다양한 리베이트 방법들이 동원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2차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합법적인 형식을 빌어 제공하는 강의료라도 대가성에 해당된다면 엄연한 부당고객유인행위에 해당된다 ”고 말하고 “요즘은 논문을 통한 대가성 편의제공도 이뤄지는 등 수법도 점점 다양해져 조사시간도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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