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등단 45년 맞은 이승은 새 시조집…'분홍입술흰뿔소라'

입력 2024-04-0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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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분홍입술흰뿔소라' 표지 (도서출판 작가)
▲책 '분홍입술흰뿔소라' 표지 (도서출판 작가)

두고 온 고향처럼 착할 거 같은 이름
귀를 대면 바다 얘기 들려줄 거 같은 이름
부르면 수평선 너머로 누가 올 것 같은 이름
창백한 진열장에 어쩌다 갇혔지만
립스틱 바른 적 없는 첫 입술 살짝 열며
봉쥬르, 환한 저 인사 앙스바타 해변의 여자
- '분홍입술흰뿔소라' 전문

늘 지나다니는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그런 점에서 여행은 단 한 순간도 익숙한 풍경을 약속하지 않는다. 생각의 토양은 이 같은 낯선 풍경을 접할 때 비옥해진다. 올해로 등단 45년을 맞은 시인 이승은의 새 시조집에는 이국의 땅에서 서성거리는 여행자의 발자국이 있다. 텍사스, 비스바덴, 아일랜드 등에서 저자는 운명과 우연, 목숨과 존재의 의미를 언어로 형상화한다.

이 책에 대해 문태준 시인은 "이번 시집은 이승은 시인이 외국에 머무르던 때에 접한 풍물과 만난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정취를 담아내고 있다"라며 "특히 시인은 빛에 대한 신선한 감각을 선보이는데, 이 빛은 삶의 광채를 발견하려는 열망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국의 땅에서도 시심(詩心)을 탑처럼 쌓아 올릴 수 있다니 놀랍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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