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연의 보험깨톡] 아내가 나 몰래 체결한 보험계약, 취소될까요?

입력 2024-0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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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제 동의 없이 설계사를 만나 제 이름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서명도 대필했습니다. 이 계약을 취소하고 그동안 낸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없을까요?

이번 코너에서는 '계약자 동의 없이 타인이 서명대필시 계약의 효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대부분 보험상품의 표준약관에는 △보험계약 체결 시 보험회사가 약관 및 계약자 보관용 청약서를 계약자에게 전달하지 않았거나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거나 △계약자가 청약서에 자필서명을 하지 않았을 때는 계약이 성립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계약자가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자가 아니라 설계사 또는 배우자가 서명을 대필했다면, 계약자는 계약체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필에 대해 계약자가 동의했는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취소권의 행사 기간을 지나간 경우라 하더라도 보험 계약자가 실질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었다면, 즉 서명 대필이나 계약 대리에 대한 계약자의 동의가 없었다면, 민법상 무권대리(민법 제130조) 규정에 따른 계약의 무효를 주장해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무권대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해당 대리권을 부여하는 위임행위가 없어야 하고, 계약 체결 후 본인이 이를 추인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어야 합니다.

위 같은 사례에서 추인했다고 볼만한 사정으로 인정될 수 있는 사례로는, 계약자가 보험료를 장기간 계속 납입했거나, 계약 도중 계약내용 변경 등을 요청했거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 등이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제3자의 권리를 해하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 체결 시부터 유효한 계약이었던 것으로 확정되므로 다시 무권대리 등을 이유로 취소를 청구하거나 무효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무권대리에 해당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믿을만한 외관이나 사정이 있었다면, 민법상 표현대리(민법 제125조, 제126조, 제129조) 규정에 따라 계약이 유효하게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배우자라는 사실은 보험계약에 대한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만한 외관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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