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도 아파트 급에 따라 마신다?!...'원베일리' 맥주가 나온 이유

입력 2024-01-09 15:09 수정 2024-01-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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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단지 내 한 곳에서 ‘원베일리 맥주를 팔고있다. 한종욱 기자 @onebell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단지 내 한 곳에서 ‘원베일리 맥주를 팔고있다. 한종욱 기자 @onebell
지난주 6~7일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지하 1층 상가는 ‘원베일리’ 맥주를 사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였다.

8일에 찾은 현장에는 주말간의 인기를 보여주듯 ‘원베일리 맥주 매진, 1월 10일 수요일 오후 입고 예정’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상가 내부의 냉장고에는 원베일리 맥주 한 캔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주변 상인들은 “(맥주의) 인기가 매우 많았다. 단 시간에 완판된 걸로 안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을 지나가는 거주민들도 한 번씩 멈춰서 신기한 듯 포스터와 상가 내부를 훑어봤다.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단지 내 한 곳에서 ‘원베일리 맥주를 팔고있다. 한종욱 기자 @onebell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단지 내 한 곳에서 ‘원베일리 맥주를 팔고있다. 한종욱 기자 @onebell
수제맥주인 ‘원베일리’ 맥주는 개당 4500원에 판매됐다. 묶음으로 구매 시 2개에 8500원, 3개에 1만2500원, 4개에 1만6000원으로 할인이 붙는다. 취재를 종합해본 결과, 현재로썬 원베일리 상가 단지 1곳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수제 맥주 업체 아트몬스터가 만든 것으로 시공사인 삼성물산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40대 여성 A 씨는 “신기하다. 단지 주민들이 소소히 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는 재밌는 발상”이라며 “가격도 수제맥주치곤 저렴한 것 같아서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무거나 갖다 붙이니 어처구니없다’ ‘아파트 등급을 강조해 불평등 심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편리한 교통과 명품 학군, 한강 조망권을 갖춘 국내 최부촌 아파트다. 지난해 7월 국민평형(전용 84㎡) 입주권이 역대 최고가인 45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를 뛰어넘었다.

특히 원베일리는 아파트 입주민만을 위한 신용카드를 선보이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원베일리’ 맥주라는 표현을 사용해 마치 특권층의 맥주로 지칭하는 데에 민망함을 토로한 거주민도 있었다.

이곳의 거주민인 50대 여성 B 씨는 “재밌으면서도 어색하다”며 “아파트 이름을 붙여 민망한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례는 원베일리 뿐만이 아니었다. 서초구의 한 고가 아파트도 분양 광고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특권층만 입주할 수 있는 고가 아파트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표현해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노골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발언’이라는 의견과 ‘마케팅 측면에서 효율적인 차별화 전략’이라는 의견으로 각기 다르게 해석했다.

한 전문가는 “영업전략 차원에서 특정 부유층을 상대로 한 귀족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마케팅 전략의 하나”라면서도 “최근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마케팅이 위화감 조성은 물론, 사회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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