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 없으면 10년 후 역성장” 한은 경고 되새겨야

입력 2023-12-18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국은행이 어제 우리 경제가 낮은 총요소생산성(TFP)을 극복하지 못하면 2040년대부터 역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자본 투입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문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지표다. 혁신 등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 80년(1970~2050) 및 미래 성장전략’ 보고서를 통해 과거 노동, 자본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TFP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태형 한은 경제연구원 부원장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197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6.4%씩 성장했다. 기여도를 나누면 자본투입이 3.4%포인트(p), 노동투입이 1.4%p, TFP가 1.6%p다. 문제는 2010년대 이후 TFP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TFP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30% 정도로 저조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2.1%, 2030년대 0.6%에 이어 2040년대 -0.1%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출산·고령화의 인구학적 딜레마와 기업 규제 환경 등을 고려하면 기우로 여길 일이 아니다. 통계청은 현재 합계출산율 0.7명이 1.0명으로 반등해도 50년 후 우리나라 인구가 3600만 명으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조 부원장은 “인구 감소를 저지하지 못한다면 어떤 산업을 해외로 보낼지 선택과 집중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평균 근로시간은 계속 줄고 있다. 자본투입 기여도 역시 꾸준히 줄 전망이다.

기업의 투자 여력은 악화일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4개 기업에 내년 경영전망을 물었더니 경영계획을 세운 대기업 중 절반(52.3%)가량이 긴축 경영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 때(12.8%)보다 4배 이상 늘었다. 긴축 경영 시행방안은 ‘전사적 원가절감’(50%), ‘인력운용 합리화’(24.1%), ‘신규 투자 축소’(16.7%)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의 비약적 발전사에서 3번의 역성장을 겪었다. 1980년(-1.6%), 1998년(-5.1%), 2020년(-0.7%)이다. 한은의 이번 역성장 경고는 외생 변수를 배제하고 내부 요인만 따진 것이니 과거와 결이 다르다. 일과성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인 숙환이 될 공산이 큰 것이다. 노동·자본 투입이 한계를 보이는 만큼 혁신의 힘으로 TFP 기여도를 높이지 못하면 미래 희망은 없다는 잠정 결론이 불가피하다.

TFP를 향상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기업의 연구개발(R&D), 경영 혁신, 설비 투자를 촉진하는 일이다. 법제도 개선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민간투자를 촉진해 저성장 고비를 극복할 모멘텀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올해 일몰되는 임시투자세액공제 기간 3년 연장 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해야 할 일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미래가 좌우되는 법이다. ‘역성장’ 경고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즐거우세요?” 밈으로 번진 방시혁-민희진 내분…‘하이브 사이비’ 멱살 잡힌 BTS [해시태그]
  • 단독 부산‧광주‧대구 ‘휘청’…지역 뿌리산업 덮친 ‘회생‧파산 도미노’
  • '겨드랑이 주먹밥' 등장한 일본…10배나 비싸게 팔리는中
  • 홍콩은 거래 시작인데…美 이더리움 현물 ETF는 5월 승인 ‘먹구름’
  • HLB, 간암 신약 美FDA 허가 초읽기…‘승인 확신’ 이유는?
  • ‘휴진’ 선언한 서울대병원…우려한 진료 차질 없어 [가보니]
  • “주담대 선택할 땐 금리가 가장 중요…고정금리 선호도 올라”
  • 산은이 '멱살' 잡고 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D-데이'
  • 오늘의 상승종목

  • 04.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739,000
    • -6.9%
    • 이더리움
    • 4,106,000
    • -5%
    • 비트코인 캐시
    • 578,000
    • -8.04%
    • 리플
    • 702
    • -1.54%
    • 솔라나
    • 174,800
    • -5.46%
    • 에이다
    • 622
    • +0.81%
    • 이오스
    • 1,064
    • -1.12%
    • 트론
    • 170
    • +0%
    • 스텔라루멘
    • 151
    • -1.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80,850
    • -7.49%
    • 체인링크
    • 18,310
    • -2.92%
    • 샌드박스
    • 584
    • -2.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