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사생활 비위’는 징계사유 안돼

입력 2023-1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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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업계가 혐오 표현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모 회사 홍보용 애니메이션에도 혐오 표현이 등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콘텐츠 업계 전반으로 불안이 번지는 양상이다. SNS를 통해 사회적 물의를 빚는 경우도 빈번하다. 유저들의 항의와 관련자 처벌 요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회사는 난처한 지경에 처하곤 한다.

이런 배경에서 게임개발업체 X사는 취업규칙에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특정 사상, 취향을 강요하거나 타인 또는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을 하여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자 한다. 기업 질서는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의 위반행위에 대해 관련 법령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를 규율할 수 있지만, 사생활 영역의 활동까지 징계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근로관계와 무관한 사생활의 비행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사적인 영역의 비위행위에 대해 법원은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것에 한하여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지는 비위행위의 성질과 정상, 기업의 목적과 경영방침, 사업의 종류와 규모,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며, 반드시 재산상의 손해나 구체적인 업무저해의 결과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많은 기업에서 취업규칙에 ‘형사처벌이 확정된 경우’를 당연면직 또는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미성년자 강제추행으로 벌금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받은 근로자를 해고한 사안에서 법원은 ‘해당 근로자에 대한 엄벌은 국가가 형사절차를 통해서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지 사적 영역에서 사인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회사가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부당해고로 판단한 사례도 있다. 성급한 징계처분은 예상치 못한 문제를 일으킨다. 시간이 다소 지체되더라도 충분한 조사와 철저한 검토로 신중을 기하고 근로자의 방어권 행사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소라 노무법인 정상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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