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리즘’ 찰리 멍거가 남긴 투자 조언들 [이슈크래커]

입력 2023-11-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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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 (AP/뉴시스)
▲워런 버핏(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 (AP/뉴시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단짝이자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 부회장이 향년 99세로 28일(현지시간) 별세했습니다.

버크셔는 이날 성명을 내고 “멍거 부회장의 가족으로부터 그가 오늘 아침 캘리포니아의 병원에서 평화롭게 영면했다는 소식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은 고인을 애도했습니다. 버핏 회장은 성명에서 “멍거의 영감과 지혜, 참여가 없었더라면 버크셔는 지금과 같은 지위를 결코 쌓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죠.

두 사람은 신뢰 관계가 두텁기로 유명합니다. 멍거는 버핏 옆을 항상 그림자처럼 지켰고, 버핏은 “말은 찰리가 하고, 나는 입을 벙긋댈 뿐”이라며 멍거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죠. 버핏을 잘 아는 이들도 “멍거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버핏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버핏의 유명세에 가려졌을 뿐, 멍거는 오랜 기간 실천해온 ‘가치투자’ 철학으로 존경을 받아온 인물입니다. 그가 남긴 말과 글은 명언으로 남았죠. 멍거의 삶과 함께,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정리해봤습니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AP/뉴시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AP/뉴시스)
숫자를 좋아하던 학생, 투자에 뛰어들다…버핏과의 첫 만남은?

멍거는 1924년 1월 1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습니다. 버핏과 고향이 같은데요. 멍거가 태어나 살던 오마하의 집이 버핏 부모의 집에서 100m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고, 멍거는 버핏 조부의 잡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도 합니다.

숫자를 좋아했던 멍거는 미시간대 수학과에 입학했지만,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공군에 입대했습니다. 그는 전투기를 위한 기상 예측 업무를 맡았는데, 군은 그를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보내 공부하도록 했다고 하죠. 멍거는 제대 후 아버지가 졸업한 하버드대 로스쿨에 지원했고, 전체 인원 335명 중 12명만 받은 영예인 ‘마그나 쿰 라우데’(Magna cum laude·우등)로 졸업했다고 합니다.

멍거는 캘리포니아에 정착해 변호사로 일했는데요. 1953년 아내 낸시 허긴스와 이혼했고, 2년 뒤엔 9살 아들이 백혈병으로 사망하는 등 비극을 연달아 겪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멍거는 60년이 훌쩍 지난 최근까지도 떠난 아들 생각에 목이 멘다고 전했죠.

멍거는 1965년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투자를 공부했습니다. 직접 투자회사를 설립해 상당한 성공을 거두기도 했죠. 재닛 로위의 저서 ‘버크셔해서웨이 억만장자 찰리 멍거와 함께한 비하인드’(2000)에 따르면 멍거는 “나도 워런처럼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강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 페라리를 원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독립을 간절히 원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멍거와 버핏은 1959년까지만 하더라도 직접적인 친분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오마하 지역 모임이었는데요. 캘리포니아에 살던 멍거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러 왔다가 버핏을 만난 겁니다. 그러나 서로의 이름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죠. 버핏의 한 투자 파트너는 그에게 “당신을 보니 멍거가 떠오른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때 버핏은 “멍거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 투자 파트너가 멍거와 버핏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면서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오랜 친구처럼 의기투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 버크셔의 역사도 시작됐죠. 멍거는 1976년 버핏의 버크셔에 합류했고, 1979년엔 버크셔의 부회장을 맡았습니다.

▲워런 버핏(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 (AFP/연합뉴스)
▲워런 버핏(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 (AFP/연합뉴스)
버핏의 가치 투자, 멍거 영향이었다…버크셔 합류 전부터 이름 알려

멍거는 버크셔에 합류하기 전부터 성공적인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1962년부터 1975년까지 그의 포트폴리오는 연평균 19.8%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2% 수익률에 그쳤죠.

멍거는 버핏의 투자 방식에 큰 변화도 줬습니다. 버핏은 자신의 스승이자 전설적인 투자자인 벤자민 그레이엄의 영향을 받아 주가가 자산가치보다 낮고 합병차익거래 상황에 놓인 주식을 샀다가 시세가 높아지면 이를 파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그러나 멍거는 가치 투자의 중요성을 꾸준히 주장했습니다. 미래에 꾸준히 현금을 만들 수 있는 훌륭한 기업을 공정한 가격에 사야 한다고 조언한 겁니다. 특히 멍거는 버핏에게 ‘다른 투자자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크고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탄탄한 브랜드 회사를 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멍거의 설득으로 버핏은 자신이 생각하던 것보다 비싼 가격에 한 초콜릿 업체를 인수했습니다. 씨즈 캔디라는 회사였는데요. 이 회사는 1972년 이후 무려 8000% 이상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버핏은 2019년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2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20억 달러를 훨씬 넘는 수익을 얻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투자는 버핏이 투자 방식을 가치 투자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버핏은 “찰리는 건축가였고, 나는 종합 건설업자였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런 두 사람이 뭉친 버크셔는 몰락하던 섬유 제조업체에서 시가 총액 7000억 달러가 넘는 거대 투자사로 성장했습니다. 1965년부터 2014년까지 버크셔 수익률은 연평균 21.6% 상승했는데요. 같은 기간 S&P 500 지수 연평균 상승률 9.9%의 두 배가 넘는 수익률입니다.

멍거는 직설적인 화법으로도 유명했습니다. 그는 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했고, 일부 기업 경영진이 받는 보상 패키지가 “미친 수준”이며 “도덕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해선 “일부는 사기, 일부는 망상”이라고 정의했으며, 비트코인을 “독”이라고 칭하면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죠. 또 은행가들을 “통제할 수 없는 헤로인 중독자”라고 부르며 은행업이 “시간 끌기 게임”이 됐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가치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투자를 거절하는 것으로 유명해, 버핏은 멍거를 ‘끔찍한 No맨’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멍거는 버크셔의 최대 주주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가 보유한 버크셔 지분 가치는 약 22억 달러로 추산되는데요. 포브스 등에 따르면 멍거의 총자산은 26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2017년 5월 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왼쪽부터),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하고 있다. (AP/뉴시스)
▲2017년 5월 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왼쪽부터),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하고 있다. (AP/뉴시스)
멍거가 남긴 어록…가치와 인내심 강조

공식 행사에서는 주로 버핏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멍거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그의 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격언처럼 통하면서, 멍거의 이름을 따 ‘멍게리즘(Mungerisms)’이라고 부른다는 전언이죠.

유머 감각도 뛰어나 멍거의 어록만 모은 책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2000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한 청중이 닷컴 버블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는 “건포도와 똥을 섞어도 똥은 똥이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2016년에는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을 묻자 “두 번째 아내(낸시 배리·2010년 사망)의 첫 번째 남편”이라며 “저는 그분보다 조금 덜 끔찍한 남편이었을 뿐인데 60년 동안 이 훌륭한 여인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멍거는 직접 저서를 집필한 적은 없지만, 인터뷰, 대학 졸업 연설 등을 통해 투자뿐 아니라 인생에 대한 다양한 명언을 남겨왔습니다. 버핏은 주주 서한에서 멍거의 이런 어록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버핏은 멍거와 자신이 생각하는 게 비슷하지만, 자신이 한 페이지로 설명할 때 멍거는 한 문장으로 요지를 설명한다고 칭송한 바 있죠.

아래는 버핏이 소개한 멍거의 어록 15가지 중 12가지입니다.

△ 세상은 어리석은 도박꾼들로 가득 차 있고, 그들은 인내심 있는 투자자만큼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것이다.

△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면 왜곡된 렌즈를 통해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과 같다.

△ 인내심은 배울 수 있다. 집중 시간이 길고 한 가지 일에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큰 장점이다.

△ 죽은 사람들에게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존경하거나 혐오하는 고인에 대한 글을 읽어라.

△ 만약 당신이 배로 헤엄칠 수 있다면, 가라앉는 배에서 도망치지 말라.

△ 훌륭한 회사는 당신이 일하지 않을 때도 계속 일한다. 평범한 회사는 그렇지 않다.

△ 워런과 나는 시장의 겉모습에 집중하지 않는다. 우리는 좋은 장기 투자를 찾아 고집스럽게, 오래 보유하고 있다.

△ 벤 그레이엄은 “오늘날 주식 시장은 투표 기계이며, 장기적으로는 계량 기계”라고 말했다. 더 가치 있는 것을 계속 만든다면, 현명한 사람이 그것을 알아차리고 구매하기 시작할 것이다.

△ 투자할 때 100% 확실한 것은 없기에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높은 수익을 연달아 올리더라도, 한 번 0을 곱하면 결국 0이 된다. 두 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마라.

△ 부자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소유할 필요는 없다.

△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계속 배워야 한다. 세상이 바뀌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 “워런, 좀 더 생각해봐라. 당신은 똑똑하고 나는 옳으니까.”

버핏은 멍거의 어록에 자신만의 규칙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당신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아주 똑똑한 고등학교 파트너를 찾고 그가 말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들어라” 멍거를 향한 애정과 존경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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