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찾아가는 현대차그룹… 해결할 과제도 산적해 [정의선 회장 취임 3주년]

입력 2023-10-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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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개최된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겸 '리트레이스 시리즈' 출간 기념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올해 6월 개최된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겸 '리트레이스 시리즈' 출간 기념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눈에 띄는 현대차그룹의 행보 중 하나는 ‘헤리티지’ 복원이다. 현대자동차(1967년 현대자동차주식회사), 기아(1944년 경성정공) 모두 수십 년에 달하는 브랜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이를 강조할만한 모델이나 문화 공간은 부족했다.

정 회장은 헤리티지를 회복하기 위해 복원 작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과거 유산인 브랜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만의 독자적인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핵심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생산 모델 ‘포니(1974)’와 국내 최초 콘셉트카 ‘포니 쿠페’다.

현대차는 2021년 7월 게임 속에 구현한 ‘포니 쿠페’를 선보였다. 이듬해 11월에는 1974년 당시 포니와 포니 쿠페를 디자인한 조르제토 주지아로를 초청해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을 공식화했다.

복원 모델의 공개 장소는 이탈리아였다. 포니·포니 쿠페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만큼 복원 모델 역시 이탈리아에서 공개한 것이다.

현대차는 2023년 5월 이탈리아의 레이크 코모(Lake Como)에서 ‘현대 리유니온’ 행사를 열고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공개했다. 이 행사에는 정 회장이 직접 참여해 “이탈리아, 한국을 비롯해 포니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 달 뒤에는 국내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포니와 함께한 시간’ 사진 공모전을 개최하고, ‘포니의 시간’ 전시회를 열어 전현직 임원을 초청하는 등 헤리티지 복원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정 회장은 ‘포니의 시간’ 행사에도 참석해 2시간 이상 머물다 가는 등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같은 달 기아는 ‘브랜드 헤리티지 전담 기획자’의 채용 공고를 내는 등 현대차그룹은 장기적 관점에서 헤리티지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

부진한 주요 시장, SDV 기술력, 기업문화 등 여전한 과제

▲기아는 지난 3월 중국에서 '기아 EV 데이'를 열고 중국 전동화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왼쪽부터) 양홍하이 기아 중국법인 COO,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 장나이원 기아 중국법인 동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 부사장, 이태훈 글로벌사업관리본부 전무 등 경영진이 콘셉트 EV5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기아는 지난 3월 중국에서 '기아 EV 데이'를 열고 중국 전동화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왼쪽부터) 양홍하이 기아 중국법인 COO,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 장나이원 기아 중국법인 동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 부사장, 이태훈 글로벌사업관리본부 전무 등 경영진이 콘셉트 EV5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경영 능력을 실적으로 입증하며 좋은 행보를 걷고 있는 정 회장에게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먼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일본 시장에서 재도약이 필요하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전기차 판매량에서 가장 앞서가는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이 시급하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중국 시장에서 178만여 대를 판매했으나 2017년 소위 ‘사드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약 33만대 수준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12년 만에 일본 진출을 선언했으나 첫해 약 5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아이오닉 5, 넥쏘 등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 현지 업체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선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현지 생산시설 최적화·효율화와 동시에 현지 맞춤형 모델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령 현대차는 지난 8월 중국 충칭 공장(5공장)의 매각 작업에 나섰다. 연내 창저우공장(4공장)까지 매각된다면 한때 5개에 달하던 현대차의 중국 공장은 2개로 줄어든다. 적극적인 비용 감축에 나서는 셈이다.

다만 일본에서는 아직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신 일본 현지에 판매점을 구축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친환경차를 구매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저비용 전략을 통해 일본 시장의 전동화 시기를 노리고 있다.

2025년 전 차종을 소프트웨어중심차(SDV)로 전환한다고 선언했으나 아직 업계 최고 수준에 이르지 못한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약점이다. SDV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흐름으로 올라선 만큼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SDV 고도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더욱 적극적인 기업문화 혁신도 요구된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갖춘 조직으로 거듭났지만 이제는 성과를 내는 기업문화로의 변혁도 필요하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과제들이 안팎으로 제기된 만큼 정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과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과제 해결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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