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도 멈추지 않는 ‘부동산 펀드’...“투자금 회수 못할 수 있어 주의”

입력 2023-08-15 12:00 수정 2023-08-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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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 운용 규모 155조5082억…3년 전보다 약 43% 증가
국내-해외 차이 2000억 대 불과…美 기준금리 여파 등 영향
中 비구이위안 디폴트 등 해외 부동산 경고음…버블 붕괴 등 우려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경기 둔화에도 부동산 펀드 운용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해외 부동산이 주춤하는 사이 국내 부동산 펀드가 해외를 앞질러 그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부동산 펀드 상품의 특성상 자칫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펀드 운용규모(AUM·설정원본과 계약금액 합계 기준)는 11일 기준 155조5082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기준으로 보면 155조3068억 원으로, 2020년 7월 108조6067억 원에 비해 약 43% 증가했다. 2017년 7월 말(56조5630억 원)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1년에 약 15조 원씩 늘어난 셈이다.

부동산 펀드는 펀드 자산의 50%를 초과해 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이나 유가증권, 리츠 등에 투자한 뒤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과거엔 매매형, 임대형 등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대출형, 권리형, 증권형을 비롯해 부동산 관련 선물·옵션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형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됐다.

특히 올해는 국내 부동산과 해외 부동산 운용 규모 차이에 변화가 생겼다. 2018년 12월 기준 해외 운용 규모(39조4672억 원)가 처음으로 국내 운용 규모(39조1649억 원)를 넘어선 이후 2020년 2월엔 7조9981억 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 1월 국내와 해외 운용 규모 차이는 2203억 원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이후 2월부턴 국내 부동산 운용 규모가 더욱 커지며 해외 운용 규모를 1조 원 이상 앞질렀다. 국내와 해외가 번갈아 가며 운용 규모를 늘린 덕분에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부진에도 펀드는 연일 성장하고 있다.

다만, 최근 주춤한 해외 부동산에서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헝다, 완다에 이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했다. 2년이 경과한 헝다 사태의 경우 아직도 채무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 디폴트는 그림자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다. 앞서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의 디폴트 우려도 불거졌다. 잇따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는 단순히 기업 부채 리스크가 아닌 부동산 버블 붕괴와 내수 부진, 크레딧 리스크로 전염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채 리스크가 국내로 전이되면서 국내 부채 리스크를 자칫 자극할 위험이 있다”며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불황 진입시 디플레이션 충격에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이 크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도 뇌관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퍼스트리퍼블릭 등의 파산으로 미국 은행권의 신용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이 금융권 부실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부동산펀드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의 해외 부동산 펀드 만기 물량은 29조9000억 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6곳이 보유한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은 총 15조5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자기자본의 24%에 달하는 금액으로, 해외 부동산 및 부동산 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값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한국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매물이 일시에 늘어날 경우 가격이 더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 상품의 경우 대부분 2년 이상의 상품으로 장기간 목돈을 투자해야 하는 데다 매각이나 환매도 제약이 많다”면서 “부동산 펀드의 만기 때 설정 당시와는 전혀 달라진 환경으로 매각이 지연되거나 자칫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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