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꿀물 한 잔의 마법

입력 2023-08-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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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아내가 하는 행동 중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행동이요? 글쎄요, 꿀물 한 잔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인텔리였다. 남편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노력 끝에 국제 변호사가 되었고, 부인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지역에서 꽤 유명한 외과의사가 되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부부싸움을 꽤 징하게(?) 벌이곤 했다. 부부는 폭언에서 싸움을 시작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끝에 가면 서로 목을 잡고 졸랐다. 부부싸움은 본질적으로 관계에서 비롯된다. 어떤 사람이 혼자서 자기답게 살아가면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기적’이라는 말이나 ‘폭력적’이라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혼자 살 때 어떤 사람이었냐’는 중요하지 않다. ‘나와 상대가 어떤 상성(相性)을 띠고 있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부부 사이는 끝없이 나빠지다가 갑자기 좋아지기도 한다.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본질이기 때문에, 아주 작은 변화만 일어나도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에게 물었다. 부인이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괜찮은 구석이 있느냐고. 남편은 부인이 타주는 꿀물이라고 답했다. 남편은 보수적인 지역 출신. 부모님이 싸우고 나서 말없이 화해하는 방법이 ‘꿀물 한 잔’이었다. 그래서 아내가 타주는 꿀물이 무척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단다. 이 말을 듣고 아내는 충격(!)을 받았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꿀물을 남편이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몰랐단다.

그래서 아내는 좀 더 다정하게 꿀물을 타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관계가 급격하게 회복되었다. 꿀물 한 잔, 그 자체에 무슨 대단한 마법이 숨어 있진 않았다. 하지만 꿀물 한 잔으로 변화가 시작되자, 전반적으로 좀 더 큰 변화가 찾아왔다. 부부 싸움은 콘크리트가 아니었다. 누구라도 손으로 파내면 금방 모양이 바뀌는 모래밭이었다. 파도가 출렁이면 모래밭 지형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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