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든 범인 돌아다녀도…피해자에게 달려가 지혈한 고교생

입력 2023-08-0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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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 무차별 칼부림 난동이 벌어진 가운데 범인이 다가오는 상황에도 지혈을 멈추지 않은 고등학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칼부림 난동이 벌어진 3일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에서 피해자들에게 다가가 응급 처치를 한 이는 17세 고등학생 윤도일 군이었다.

윤 군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계신 분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갔다"며 "범인이 올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계속 상처를 손으로 누르고 있었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의자가 체포되지 않아 다수의 인파가 도망치는 상황이었지만, 윤 군은 한달음에 방치돼 있던 부상자들에게 달려갔다. 윤 군은 두 피해자 중 부상 정도가 훨씬 심해 보이는 여성에게 다가가 복부의 상처를 두 손으로 꾹 누르며 지혈했다.

이후 남성 피해자는 백화점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도와줬다고도 윤 군은 전했다. 지혈 과정에서 실제 피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흉기를 든 채 자신의 쪽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윤 군은 "계속 주변을 살피며 지혈하던 중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흉기를 든 채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봤다"며 "만약 그 상황에서 범인이 다가오면 대치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던 경찰관을 보고 도망쳤고 경찰관들이 뒤쫓았다"며 "(그러고선) 그냥 계속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응급 처치 도중 피해 여성의 부모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대신 받기도 했다. 윤 군은 "여성분 부모님께서 계속 전화가 오길래 직접 받아서 '지금 따님께서 서현역 광장에 쓰러져 계셔서 빨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피해 여성의) 어머니께서 오셔서 구급차를 타고 가시는 것까지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분이 상태가 많이 안 좋으셨는데 꼭 무탈하셨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9분께 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어떤 남자가 사람들을 찌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6시 5분께 20대 A 씨를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A 씨의 연속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 찔려 다쳤다. 14명 중 12명이 중상자로 분류됐고, 교통사고 피해자 중 한 명인 60대 여성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상의 집단이 오래전부터 나를 청부살인 하려 했다. 부당한 상황을 공론화하고 싶었다"고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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