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첩첩산중 정국, 경제로 돌파해야

입력 2023-07-04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회의원회관 회의실과 세미나실은 빈 곳 없이 연일 만원이다. 국회의원이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각종 포럼과 세미나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줄을 잇고 있다. 인공지능(AI),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국가전략기술, 산업혁신전략 등 경제 관련 이슈가 주류를 이룬다.

의원실의 얘기를 들어보면 수긍이 간다. 8월 한 달 국회 휴지기를 지나면 9월부터는 본격적인 예산정국이다. 게다가 내년 4월을 겨냥한 총선정국이다. 그 사이에 여느 때보다 거칠 것으로 보이는 국정감사가 있다. 다시 말해 국회는 절실하고 긴요한 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못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의원회관의 행사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밀어내기 행사’다. 후반기로 가면 아무 것도 못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가뜩이나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후반기 국회가 매우 혼돈스럽게 전개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정책 운영에 많은 제동이 걸리거나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비서진의 방출로 대폭적인 차관급 인사를 하면서 부처 장악력을 강화한 것은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장관-차관 인사를 하던 관례에서 차관-장관(금후)으로 수순을 바꾼 것도 복잡한 장관 청문회에서 나타나는 행정력 부식을 피해 우선 부처 실무를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교육·연금 3대개혁 미룰 수 없어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크다”며 “복합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이것은 윤 정부의 금과옥조(金科玉條)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전반기 동안 신년사에서 천명한 책무를 수행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노동과 교육 개혁은 세게 드라이브를 걸었고, 연금개혁은 시동을 거는 참이다. 다국간 또는 양국간 외교성과를 수출로 연결하려는 시도도 주목된다. 그러나 노동과 교육개혁은 지금까지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수출 환경도 녹록지 않다. 윤 정부는 이를 끌고 갈 강력한 모멘텀이 절실하다.

기업과 협력하고 對국민 소통 늘리길

이런 가운데 후반기가 시작됐다. 당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문제가 코앞에 놓여있다. 일본은 지난달 말로 처리수 방류시설을 완공하고 원자력규제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7월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일본을 방문해 IAEA 보고서를 전하며 방류문제를 논의한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토대로 방류시기를 결정한다. 국내 과학기술자들과 여권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환경운동 측과 야권은 반대편에 서있다. 문제는 대국민 설득이다. 국민에게는 안전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안심시키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국민 소통능력이 시험받는 때다.

우리의 과학기술과 산업경쟁력을 담보하는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로드맵과 추진 전략은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모든 정책의 중핵(中核)이다. 예컨대 경제발전과 리스크를 천평(天坪) 위에 올려놓은 AI 신기술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는 가, 또한 경제안보와 수출확대의 양립을 고려한 대중국 정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 발등의 불이다.

후반기는 윤 대통령이 선언한 개혁의 책무를 지키면서 앞에 나타나는 많은 난제들을 풀어가야 하는 매우 엄중한 시기다. 윤 정부는 전반기의 연장선상이 아닌 새 등반 루트를 짜야한다. 연장선상에 서면 답은 없다. 총선전략도 안 나온다. 윤 정부는 대폭적인 차관인사와 대통령실 개편을 계기로 새로운 정책 상상력을 모으고, 이를 재빨리 동원토록 효율성 높게 작동해야 할 것이다. 기업과의 협력 확대는 그 바탕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국힙원탑' 민희진의 기자회견, 그 후 [해시태그]
  • [유하영의 금융TMI]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된 ‘정책금융’…부동산PF에도 통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번엔 독일행…글로벌 경영 박차
  • ‘이재명 입’에 달렸다...성공보다 실패 많았던 영수회담
  • ‘기후동행카드’ 청년 할인 대상 ‘만 19~39세’로 확대
  • "고구마에도 선이 있다"…'눈물의 여왕' 시청자들 분노 폭발
  • 투자자들, 전 세계 중앙은행 금리 인하 연기에 베팅
  • 잠자던 '구하라법', 숨통 트이나…유류분 제도 47년 만에 일부 '위헌'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183,000
    • +0.42%
    • 이더리움
    • 4,723,000
    • +4.49%
    • 비트코인 캐시
    • 685,000
    • +0.88%
    • 리플
    • 744
    • -0.13%
    • 솔라나
    • 203,400
    • +2.57%
    • 에이다
    • 674
    • +1.97%
    • 이오스
    • 1,163
    • -1.27%
    • 트론
    • 174
    • +0.58%
    • 스텔라루멘
    • 164
    • +1.2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750
    • +1.97%
    • 체인링크
    • 20,210
    • -0.59%
    • 샌드박스
    • 658
    • +1.8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