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패밀리카·전기차 두 마리 토끼 잡았다…기아 EV9

입력 2023-06-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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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기 SUV
직선적이고 강인한 디자인에 넓은 공간 갖춰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옵션…운전자 편의도

▲왼쪽부터 EV9 일반 모델, EV9 GT 라인(HDP 탑재), EV9 GT 라인(HDP 미탑재). 기본-상위 트림간 디자인 차이는 물론 HDP 탑재 여부에 따라 GT 라인에서도 전면부 디자인이 미세하게 다르다. (이민재 기자 2mj@)
▲왼쪽부터 EV9 일반 모델, EV9 GT 라인(HDP 탑재), EV9 GT 라인(HDP 미탑재). 기본-상위 트림간 디자인 차이는 물론 HDP 탑재 여부에 따라 GT 라인에서도 전면부 디자인이 미세하게 다르다. (이민재 기자 2mj@)

개척자. EV9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가장 잘 어울릴 단어다.

올해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실차가 처음 공개된 뒤 많은 관심을 받아온 EV9이 본격적으로 국내 도로를 누빈다.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여러 소비자의 기대를 받아온 차다.

공도에서 EV9을 만나기에 앞서, 대형 전기 SUV 시장을 개척하는 EV9을 직접 시승했다.

직선적이고 웅장한 디자인 ‘플래그십 모델’다워

EV9의 디자인은 이미 여러 차례 공개됐던 것처럼 직선적이면서도 웅장하다.

두껍고 와이드한 전면부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는 대형 SUV 차급에 걸맞은 강인한 인상을 준다. 타이거 페이스 속에 배치된 센터 램프는 은은한 빛을 뿜어내며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EV9의 전면부는 이러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를 기반으로 디자인됐지만 일반 모델과 상위 트림인 GT 라인의 디자인이 조금 다르다. GT 라인 내에서도 HDP(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의 탑재 여부에 따라 디자인이 다른데, 차량 전면에 탑재되는 라이다 센서 때문이다.

▲EV9 측면. 압도적인 길이와 직선적인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이민재 기자 2mj@)
▲EV9 측면. 압도적인 길이와 직선적인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이민재 기자 2mj@)

측면에서는 ‘대형 SUV’라는 정체성이 더욱 잘 드러난다. 압도적인 길이는 물론 21인치에 달하는 휠 크기는 존재만으로도 강렬하다. 휠을 감싸는 아치는 차체와 색을 달리해 강인한 인상을 더했다. 마찬가지로 차체와 다른 색으로 필러와 창문을 배치해 차체가 조금 얇아 보이는 효과를 냈다. 또 차체를 직선 위주로 디자인해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한 느낌이 든다.

▲EV9 1열 디자인. 깔끔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준다. (이민재 기자 2mj@)
▲EV9 1열 디자인. 깔끔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준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넓은 공간감이 눈에 띈다. 1열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컬럼 타입으로 적용된 전자식 변속 레버다. 시동 버튼을 변속 레버에 통합해 센터페시아를 더욱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별도의 버튼 대신 센터페시아 가니쉬에 히든 타입으로 버튼을 마련해뒀는데, 오작동 방지를 위해 직접 눌러야 기능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EV9에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는데, 실제 운전석에 앉았을 때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사이에 배치된 공조 장치 현황이 스티어링 휠에 가려져 불편한 부분이 있다. 다만 이는 시트 포지션이나 개인의 체형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EV9 2열, 3열. 해당 차량에 적용된 2열 시트 옵션은 릴렉스 시트다. (이민재 기자 2mj@)
▲EV9 2열, 3열. 해당 차량에 적용된 2열 시트 옵션은 릴렉스 시트다. (이민재 기자 2mj@)

뒷좌석 공간은 3열 SUV인 만큼 패밀리카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V9은 필요에 따라 2열 시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날 시승한 차는 다리를 받칠 수 있는 릴렉션 시트가 적용됐다. 릴렉션 시트는 편안한 자세를 돕는 것은 물론 진동, 두드림 등을 통해 가벼운 마사지까지 가능하다.

다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전체적인 2~3열 공간은 널찍하지만 3열 공간은 덩치가 큰 성인 남성이 타기에는 다소 좁게 느껴질 듯하다. 또 파노라마 선루프가 제공하는 개방감은 뛰어나지만 첫 번째 커버를 손으로 젖혀야 하는 부분은 ‘플래그십 모델’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EV9 트렁크. 넓진 않지만 3열석을 폴딩해 추가로 적재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이민재 기자 2mj@)
▲EV9 트렁크. 넓진 않지만 3열석을 폴딩해 추가로 적재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이민재 기자 2mj@)

트렁크는 매우 넓다고 볼 수 없지만 3열 좌석을 접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전반적인 차체 크기는 전장 5010mm, 전폭 1980mm, 전고 1755mm로 비슷한 패밀리카 모델인 카니발보다는 길이, 크기, 폭 모두 조금씩 작다.

압도적인 주행 성능…‘대형 전기 SUV’ 갈증 해소돼

▲EV9 주행 이미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기아)
▲EV9 주행 이미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기아)

EV9의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이날 시승한 EV9은 제원상 283kW(약 385마력)의 최고출력과 600Nm의 최대토크(2WD 기준)를 발휘한다. 2400kg이 넘어가는 공차 중량에도 불구하고 아이오닉 6 롱레인지 모델만큼의 구동 성능을 갖춘 셈이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501km로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우선 전기차답게 강력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에코 모드를 제외하면 노말, 스포츠 모드 상태에서는 가속 시 속도가 매우 빠르게 붙는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급가속 시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의 힘이 느껴진다.

▲EV9에 적용된 AR(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진, 출입로를 알려줘 초행길에서 운전을 돕는다. (이민재 기자 2mj@)
▲EV9에 적용된 AR(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진, 출입로를 알려줘 초행길에서 운전을 돕는다. (이민재 기자 2mj@)

동시에 안정감도 뛰어나다.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도 차체가 흔들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며 풍절음 등 잡음도 크지 않았다. 덕분에 고속에서도 조용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으며 속도, 주행 모드에 따라 시트가 운전자의 몸을 잡아주며 안정감이 더해진다.

주행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는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의 효과는 소소하게 운전의 피로를 덜었다. 이 시트는 주행 약 1시간 경과 시 자동으로 쿠션을 조절해 운전자의 허리를 받쳐주거나 일정한 패턴으로 지지대 조절은 반복해 가벼운 마사지가 가능하다.

자율주행 기능도 안정적이다. 자율주행 레벨3에 해당하는 HDP가 탑재된 GT 라인은 경험하지 못했으나 HDA2(고속도로 주행 보조2)만으로도 코너링, 차선 변경 등의 상황에서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EV9 주행 이미지. 고속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 적어 매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제공=기아)
▲EV9 주행 이미지. 고속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 적어 매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제공=기아)

EV9에서는 기아 커넥트 스트리밍을 통해 웨이브, 왓챠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본인이 구독하고 있는 서비스를 기아 커넥트 스트리밍이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다소 불필요한 기능으로 전락한다. 향후 이용 가능한 OTT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실용성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피커로는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저음부가 다소 아쉽지만 충분히 뛰어난 음질을 제공한다. 즐거운 주행 경험의 핵심인 사운드 시스템에서도 플래그십에 걸맞은 성능을 발휘한다.

▲줄지어 전시돼 있는 EV9. (이민재 기자 2mj@)
▲줄지어 전시돼 있는 EV9. (이민재 기자 2mj@)

전반적으로 EV9은 새 시장을 개척하는 플래그십 모델로서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다. 디자인, 주행 성능, 넓은 공간감까지 갖추며 패밀리카와 전기차의 교집합을 절묘하게 찾아냈다. 운전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편의 기능이 적용된 만큼 굳이 패밀리카가 아니더라도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만약 당신이 대형 전기 SUV라는 선택지에 목말라 있다면 EV9은 그 갈증을 정확하게 해소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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