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전자·제약업종도 이자 못 내는 한계기업 속출

입력 2023-05-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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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계기업 비중 14.4%
2018년 9.8%서 꾸준히 늘어
제약, 23.5%로 4.7%p 급증
전자·운송 각 4.1·7.7%p↑
매출 줄며 차입의존도 커져
여신 관리 업종별 차별화 해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악화, 금리 인상 등으로 코로나19에도 ‘잘나가던’ 전자, 제약 등의 업종에서도 속출했다.

한계 기업의 부실 현실화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산업별 특성에 따른 채무조정, 사업 전환 지원, 구조조정 검토 등 금융권의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16~2022년 기업재무 정보시스템 ‘Kis-Value’의 약 2만4000개 기업을 대상(금융업 제외)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은 14.4%를 기록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 1 미만인 곳을 말한다. 이 수치가 1보다 낮으면 번 돈을 전부 이자 상환에 써도 모자란다는 의미다.

한계기업은 2018년부터 증가 곡선을 그렸다. 2018년 9.8%였던 한계기업 비중은 △2019년 11.3% △2020년 12.7% △2021년 13.5%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은 대·중소기업 모두 나란히 확대됐다.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9년 9.8%에서 지난해 12.3%로 늘었고, 중소기업은 11.6%에서 14.9%로 증가했다.

대·중소기업 한계기업 간 희비는 다소 엇갈렸다. 대기업은 영업이익률과 자산회전율 모두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영업이익률 -10%대, 총자산회전율 30%대를 기록해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업종뿐 아니라 잘나가던 업황까지 줄줄이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 전자제품 제조, 정보서비스 산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약업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8년 18.8%에서 2022년 23.5%로 4.7%포인트(p) 급증했다. 정보서비스업은 같은 기간 8.1%에서 14.2%로 6.1%p 많아졌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전자제품 제조는 이 기간 9.0%에서 13.1%, 운송 제조는 17.1%에서 24.8%로 각각 한계기업 비중이 4.1%p, 7.7%p 증가했다.

정보서비스업처럼 성장경쟁형 산업의 전반적인 영업 실적은 양호하지만 한계기업은 양극화에 따라 정상기업과 큰 격차를 보이며 열악한 수익성과 높은 금리를 나타냈다. 지난해 기준 정보서비스업의 한계기업은 24.3%의 영업손실률, 6.3%의 차입금 금리를 기록했다. 반면 정상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0.3%, 차입금 금리는 2.6%로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여행·사업지원업처럼 불황형 산업은 업황 침체로 전반적인 영업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한계기업은 매출 급감에 따른 자산 효율성 악화와 차입금 의존도가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여행 축소, 재택근무 증가 등에 따라 부진했던 여행·사업지원업의 한계기업은 지난해 영업손실률 10.9%, 자산회전율 14.1%, 차입금의존도 71.4%를 기록했다.

농립업·폐기물처리업·운수업·부동산업 등 차입형 산업 한계기업은 특히 빚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해 기준 폐기물처리업, 운수업 한계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5.2%, 80.0%에 달한다.

김문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불황인 음숙업, 여행업뿐만 아니라 잘나가던 전자·정보·자동차·소매업에서도 한계기업은 꾸준히 증가했다”며 “한계기업의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산업별 특성에 따른 채무조정, 사업전환 지원 등 차별화된 접근을 통한 여신 관리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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