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

입력 2009-04-27 09:54 수정 2009-04-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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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카리스마 ‘소통의 미학’… 글로벌 기업 도약의 원년

“국내 보안업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만큼 올해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원년으로 삼을 예정입나다"

안철수연구소 김홍선(사진) 대표는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이에 따른 사업계획구상을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토종 보안기업인 안철수연구소는 이름만으로도 이미 국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벌써 내년이면 창립 15주년을 맞는 가운데 국내 보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많은 이정표를 세웠다.

김 대표는 이러한 종적에 새로운 도전과 발전의 갈림길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선보이며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보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안철수연구소에 합류해 CTO를 거치면서 회사 전반에 대한 주요 전략과 핵심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준비된 CEO’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러한 김 대표가 지난해 10월 CEO에 오르면서 기업 내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직접 발로 뛰는 CEO를 몸소 실천하는 가운데 ‘소통의 미학’을 유감없이 발휘 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10월 취임 후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매우 바쁜 하루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 연말까지 사업계획을 완료하고 사업본부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해 올해 초부터 곧바로 모든 직원들이 일기단결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사업의 경우는 내가 직접 글로벌사업본부장도 겸임해 해외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래서 해외에서 보내는 일정이 거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많다.

▲안철수연구소가 글로벌 보안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중인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올해는 글로벌 보안기업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해외현지매출이 10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해외현지매출을 15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몇 년 내 매출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하기 위해 매진할 각오다.

일본 중국법인의 경우 현지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에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미 고객과 네트워크를 구축한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에도 특화된 보안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인터넷 뱅킹 보안, 게임보안, 네트워크 보안 등 독창적 보안제품과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술과 제품은 안철수연구소의 대표 제품인 V3를 비롯한 보안관제나 보안컨설팅 등 서비스와 접목해서 해외 시장에서 사업적으로 활용해 볼 예정이다.

▲현재 보안업계의 이슈는 개인정보 뿐 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보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특히 조직의 최고책임자, 즉 기업이라면 CEO가 보안은 기업의 비즈니스의 성패가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보안은 국가적으로 보면 사이버 안전망의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고, 이제는 국가 안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이다. 개인도 자신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지 위해서는 보안의 생활화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직도 우리나라는 보안 문제를 ‘사후 약방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안에 대한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투자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인터넷을 사용하고 돈을 버는데는 열심히 하는데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에는 미흡한 것이 문제다. 몇 년째 발효되지 못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한 법제도적 정비도 시급한 상황이다.

결국 보안은 모든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국가가 함께 보다 강고하게 구축해 나가야 할 핵심 인프라인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버팀목이 되는 기술자들의 의욕을 북돋우고 지식정보보안 산업의 중요성을 바로 인식해 줬으면 한다.

▲평소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책임감 있는 경영철학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경영철학은 어떤 것인가?

-먼저 안철수연구소를 글로벌하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이고 시장과 현장에서 요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데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직원들의 마인드를 글로벌 사업 관점에서 바꾸는 것도 늘 강조하는 대목이다.

제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경영지원 등 모든 경영자원들이 글로벌 시각에서 기획되고 지원이 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이러한 변화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기대 이상으로 잘 따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가 지금껏 국내 보안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먼저 창업자인 안철수 박사의 투명한 경영 철학과 기업가 정신에 바탕을 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기업보다도 공익과 비즈니스가 양립할 수 있는 모범적 기업 모델을 만든 것도 큰 역할이었다.

특히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세계 유수기업과 견줄 수 있는 고도의 보안 기술력을 꾸준히 쌓은 것도 국내 소프트웨어 대표기업의 위상을 오랫동안 유지해오고 세계시장에서도 국산 소프트웨어로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보안업계는 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돼 있었다.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우리나라 보안업체들 뿐 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부분이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관행을 비롯한 시장구조의 모순에 기인한 점도 많다.

무엇보다도 보안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인식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이다.

업계도 스스로 기술개발에 전력하고 해외시장에서도 승부할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김 대표는...최근 블로그 활동에 심취, 현장형 CEO의 표본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를 처음 만나는 사람은 옆집 아저씨나 오랫동안 다니던 단골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대부분 CEO의 외모에서 묻어나오는 권위와 압박감 보다는 현장과 일을 즐기고 항상 때 묻지 않은 미소가 화를 낼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김 대표가 최근에는 자신의 블로그(http://ceo.ahnlab.com)를 만들고 글 올리는 작업에 심취해 있다. 지난달 30일에 ‘삶의 이야기 담은 CEO 블로그를 시작하며’라는 제목으로 첫 글을 올린지 채 한달이 안됐지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방문객이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될 정도다.

해외 출장이 잦은 탓에 아직 많은 글이 올라오지는 못하고 있지만, 비행기 안에서 틈틈이 작성하는 그의 글들은 IT에 대한 애정과 일에 대한 욕심이 곳곳에 보이고 있다.

현재 보안관련 행사인 RSA컨퍼런스에 참석 중인 김 대표는 23일에도 따끈한 현장 스케치를 올려 많은 블로거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김 대표는 “최근 IT 트렌드인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은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보안은 서비스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이미 일상 제품(commodity)이 된 기술들도 나왔지만, 고객의 관점에서 쉽게 보안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의 조합 모델이 눈길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활발한 블로그 활동 등 직접 발로 뛰는 김 대표에 대해 ‘움직이는 오피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나는 5월이 되면 결혼한지 23년이 되고 대학 다니는 두 아들을 둔 가장이다. 내가 태어난 1960년은 베이비 붐의 피크였다. 그래서인지 내가 대학을 가던 시기는 입시생은 가장 많고 대학 정원은 가장 적았던 시기로 묘사된다. 삼수생은 감점을 주는 희귀한 제도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니 얼마나 치열했는지 상상이 간다….”(삶의 이야기 담은 CEO 블로그를 시작하며 첫 머리)

지극히 평범하고 권위에 얽매이지 않은 순수한 청년에서 나올 법한 이런 문구가 지금의 김 대표의 경영철학과 다를게 뭐가 있을까.

“IT 전문가로서의 20년 가까운 세월, 15년이 넘는 경영인으로서의 삶 속에서 경험한 것들과 나의 생각을 나누고자 블로그를 오픈한다.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쳐 글로벌 사회가 머리 속에 가득한 가운데, 부대끼던 삶 속의 상념을 누구와 얘기하고 싶었다”는 김 대표의 말은 바쁘게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한 번 쯤 돌아봐야할 곳이 어딘지를 제시해 주고 있다.

■김홍선 대표 프로필

▲1960년생. 서울 출생

▲서울대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졸업

▲미국 퍼듀대 전기공학부 컴퓨터 공학 박사 수료

▲ISS 설립, 대표이사

▲시큐어소프트 설립, 대표이사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2대/3대 회장

▲안철수연구소 기술고문

▲안철수연구소 CTO

▲現 고려대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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