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정은 vs 쉰들러’ 손배소…대법 “현 회장, 현대엘베에 1700억 배상하라”

입력 2023-03-3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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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 원대 주주대표 소송…9년 만에 종지부

1심, 현 회장 승소…항소심서 뒤집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배상해야”
大法, 손해‧책임제한 범위 원심 유지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제조회사 쉰들러그룹이 현정은(68) 현대그룹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주주대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에 따라 현 회장 측은 쉰들러가 2대 주주로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정진희 씨 결혼식이 열리는 서울 중구 정동교회로 들어가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정진희 씨 결혼식이 열리는 서울 중구 정동교회로 들어가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쉰들러가 현 회장과 한상호(67)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상고심에서 “피고들이 다수의 파생상품 계약 중 일부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 체결의 필요성과 손실 위험성 등에 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거나 검토가 부족함을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회사에 그 계약 체결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같은 취지로 원고 청구를 일부 인용한 원심 판결에 대한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가 “현대그룹 측이 파생상품을 계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 원대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2014년 시작됐다. 주주를 대표한 쉰들러가 전체 청구금액 중 1700억 원을 배상받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7000억 원대 주주대표 소송은 9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을 계약한 것을 문제 삼았다.

파생상품 계약 체결 후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거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현 회장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파생계약을 맺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현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7000억여 원 규모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대표 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대표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을 뜻한다.

▲ 현대엘리베이터 중국 신공장 상해스마트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 = 현대엘리베이터)
▲ 현대엘리베이터 중국 신공장 상해스마트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 = 현대엘리베이터)

1심은 현 회장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각 파생상품 계약 체결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 부담으로 법령을 위반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수단이었다고 보인다”고 봤다.

하지만 2심은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한 전 대표도 배상액 가운데 190억 원을 공동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심 법원은 “현 회장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의하는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현대엘리베이터 이사들이 현대엘리베이터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파생상품계약 체결을 의결하는 것을 막지 않는 등 감시의무를 게을리 했다”며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해운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 의무 위반 정도에 비해 손해 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진 점, 그룹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기여한 부분이 적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배상 책임을 제한했다.

대법원은 현 회장 측 배상 책임을 인정한 2심 판결과 ‘손해의 범위 및 책임제한의 정도’에 있어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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