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흑자 1위 국가는 옛말…중국, 최대 적자국으로 돌아서

중국, 올 1월 역대 처음 최대 적자국 등극
1·2월 적자액 50억7400만 달러…적자 1위
“한중교역, 수평적 윈윈 관계로 발전해야”

▲한때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 1위 국가였던 중국이 올해 무역 적자 1위 국가로 변하고 있다. 사진은 대중 무역 수지 추이. (사진제공=한국무역협회)

한때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 1위 국가였던 중국이 올해 무역 적자 1위 국가로 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간 기준 무역적자를 기록했던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39억3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이달 최대 무역 적자국을 차지했다.

2월까지 누적 수지도 50억7400만 달러로 무역 적자국 1위를 기록했다. 월간, 연간 기준 모두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적자국에 오른 적은 여태 없던 일이다.

3월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달 20일까지 기준 작년 동기 대비 대중 수출은 36.2% 줄었으나 수입은 9.1% 늘었다.

2월까지의 누적 수지 기준으로 대중 적자액은 한국의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인 호주(48억1500만 달러 적자·2위)와 최대 원유 수입국 사우디아라비아(46억6천900만 달러 적자·3위)를 넘어선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은 2018년 한국의 무역 흑자국 1위(556억3600만 달러)에서 2019년 2위(289억7400만 달러), 2020년(236억8000만 달러)과 2021년(242억8500만 달러)에는 3위였다가 지난해(12억1300만 달러)에는 22위까지 밀려났다.

대중 무역 수지가 악화한 것은 지난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지역 봉쇄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로 대중 수출이 줄고, 리튬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로 대중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적자 흐름이 변하지 않고 있다.

대중 수출도 줄고 있다. 올해 3월 20일까지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은 19.8%를 기록했다. 2018년 26.8%에서 단계적으로 줄어들어 20%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특히 올해 1·2월 누적 기준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가장 큰 품목은 정밀화학원료(18억4900만 달러 적자)였다. 이어 건전지·축전지(13억7800만 달러 적자), 컴퓨터(11억2400만 달러 적자), 산업용 전기기기(7억3200만 달러 적자) 등의 순이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중국의 교역은 세계 무역 5대 강국 중 수출 증가율은 2위, 수입 증가율은 최하위로 무역구조가 점차 자립·내수형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특히 중간재·소비재가 수출 증가를 주도해 중간재 중심인 한국과 수출 구조가 점차 유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고급 소비재 수출이 늘며 한국과 ‘산업 내 무역’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산업 내 무역이란 같은 산업군 내 유사 재화의 수출입이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을 말한다.

장 실장은 “중국은 주요 교역국 중에서 한국과의 산업 내 무역이 가장 활발하다”며 “한국이 대중 수출을 늘리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도모하려면 중국에서 수입이 느는 분야로 수출 품목을 전환하고 기존의 한중간 상호 보완적 교역을 수평적 윈윈(Win-Win) 관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