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尹의 KT’

입력 2023-03-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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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미래IT부 기자

“더 버티기 힘들 것 같다.”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사퇴를 밝히면서 했던 말이다. 윤 후보는 주말 동안 장고 끝에 결국 사퇴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고, 더 이상 만류하기 어려웠던 이사회는 이를 수용했다. 단독 후보결정 이후 20일 만이다.

시간을 거슬러 단독후보 결정이 있던 20일 전. “국민을 위해 이권 카르텔 세력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전해졌다. 국무회의 주재 후 마무리발언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인사가 아닌 KT 내부인사가 단독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 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가 버티기 힘들었다는 것은 곧 어떠한 압박이 있었다는 의미다. 윤 후보가 단독후보에 오른 날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압박’의 주체는 곧 정부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윤 후보는 윤 정권의 압박을 버티기 힘들어 스스로 후보 자리에서 내려왔다고 유추할 수 있다.

주주총회를 4일 앞두고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사퇴한 만큼 KT는 초유의 CEO 공백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자신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를 리 없는 그가, 스스로 자리를 내려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는 후보 결정 다음날부터 ‘지배구조개선TF’를 출범시킬 정도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20일간의 레이스에서 수고했다는 박수를 보낸다.

동시에 KT는 경영 공백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그 첫 단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이다. 내외부 전문가가 심사를 통해 결정한 단독후보가 낙마한 마당에 그 어떤 누가 나설 수 있을까. 차라리 정부에서 점찍어 둔 인물을 노골적으로 내세우며 개입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하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주총까지의 상황은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 있다. 윤 후보가 사퇴한 마당에 과연 윤 정부의 KT가 될지, 또 다른 윤(尹)이 등판할지 여부의 결정은 KT 이사회의 의지에 달렸다. tia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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