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가 최고…곳간 쌓는 기업들

입력 2023-03-20 14:18 수정 2023-03-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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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 10개 기업 현금성자산 ‘10조’ 증가
SVB발 금융 불확실성에 현금 확보 요구 커져
“필수소비재·커뮤니케이션·IT 등 현금 비율 높은 업종이 안정적”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SK는 16일 개인간(P2P) 차량공유 플랫폼 기업 ‘투로(Turo)’ 보유 지분 전량을 881억 원 규모에 매각했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 보유지분 63.1% 중 약 29%를 매각해 현금 8646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 20%를 이달 중 전량 매각할 방침이다. LG전자는 회사채 발행 계획을 당초 3500억 원에서 7000억 원으로 증액해 유동자금을 추가로 늘렸다.

“현금성 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라.” 기업들이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다시 ‘실탄 비축’에 나서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실물·금융위기 우려가 되살아난 탓이다. 은행의 유동성 부족 현상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꿈틀거리는 가운데, 그동안의 긴축 기조로 기업들의 현금 확보 요구는 더 커졌다.

20일 본지가 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연결재무제표 기준)은 190조18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5%(9조9427억 원) 늘어난 규모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14조7840억 원으로 전년 120조7400억 원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110조 원을 웃도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도 현금성 자산이 전년 대비 2.5%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5조 원을 웃돌았다. 시총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현금성 자산은 전년보다 4조6551억 원 늘어난 5조9380억 원이었다.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은 전년보다 7조 원 가까이 늘어 26조6395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수조 원 이상을 현대차증권이 발행한 MMT(Money Market Trust)에 투자하며 유동성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7100억 원을 투자했다. 기아를 합한 현대기아차의 현금성 자산은 40조2475억 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3조597억 원), 삼성SDI(2조6143억 원), LG화학(8조4979억 원), 네이버(3조9406억 원), 카카오(5조7097억 원) 등의 기업이 10조 원을 밑도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한국투자증권)
(출처=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필수소비재, 커뮤니케이션, IT 등의 현금 보유 비율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200 업종별 현금 보유 비율을 살펴보면 필수소비재는 총자산 대비 현금 비율이 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커뮤니케이션(45%), 산업재·IT(38%), 경기소비재(24%), 에너지(20%), 건강관리(19%), 소재(16%)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이유는 그동안의 긴축 기조로 현금 확보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 불확실성이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과 크레딧스위스의 주가 하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다가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증권업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정책 변화는 시장에 잠재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기존 정책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연준의 대차대조표상 재할인 창구를 통한 대출이 빠르게 일어난 점은 일부 은행이 유동성 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음을 의미한다. 뱅크런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금융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예측이 무효한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현금 보유 수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금 비중이 높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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