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유동성 '후폭풍' 금융시장 화두로 부상

입력 2009-04-20 11:51 수정 2009-04-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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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관련 경제지표 사상 최고 수준...금융당국자도 우려 목소리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 동안 쏟아 부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과잉 유동성 후폭풍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금융시장내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고위 통화정책 당국자들이 최근 잇따라 과잉 유동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통화정책상 기류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국회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800조원 과잉유동성'을 지적하며 유동성 과잉에 따른 민감한 금융시장 상황을 금융당국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시켜 줬다.

김종창 금감원장 역시 유동성 과잉에 다른 새로운 버블 및 부실자산 발생의 부메랑 효과 초래 가능성을 경고하며 막대한 규모의 정책자금이 새로운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고위 금융당국자들이 이처럼 유동성 과잉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는 무엇보다 과잉 유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현재 과열권에 진입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단기 유동성 규모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증가 규모도 사상 최고 수준에 다다른 상황이다.

또 다른 과잉유동성 지표인 '통화(M2)증가율-산업생산증가율' 지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과잉 유동성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주변국들의 시장 상황도 과잉 유동성 현상이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과 대만의 종합주가지수와 과잉 유동성간의 상관 관계를 살펴보더라도 올들어 이 지표간의 괴리가 현저히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일각에서는 과잉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중의 회사채 발행이 크케 증가해 '돈맥경화' 현상이 완화되고 이로 인한 국내외 신용 스프레드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을 앞당기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유동성의 과잉 공급 현상이 경기회복 기조를 저해하기보다는 여전히 경기회복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과잉 유동성 현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표상으로 확인된 이러한 과열 경고음은 현재 실물경기의 부작용으로 서서히 전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완벽하게 떨쳐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완화 분위기를 타고 코스피지수가 그동안 반등세를 지속해오며 고객 예탁금이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는 모습이고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투자 심리가 재차 고개를 들며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동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실제 부작용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문제는 과거에도 과잉 유동성 국면이 종결된 이후 정책금리 인상과 같은 긴축기조를 통해 과잉 유동성의 축소과정에서 각종 후유증이 현실화됐었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내 전문가 대다수는 과잉 유동성이 가져올 리스크보다 유동성 공급에 따른 경기개선 가능성이 가져다 줄 순기능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같은 시각이 섣부른 낙관론을 부추기며 투자자산별 가격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고 지표상의 유동성 과열 경고를 제대로 읽지 못한 채 과잉 유동성에 따른 부작용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최종 감시자 역할을 하는 금융당국이 지적한 유동성 과잉을 경계하는 목소리 역시 이러한 유동성 과잉이 촉발시킬 투자대상별 자산가격의 급락으로 경기회복을 더욱 늦출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미 정부의 자동차 담보ㆍ등록금ㆍ신용카드 대출 등 생계형 민간 담보 대출의 안정성을 높이는 조치와 8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경기부양 법안을 마련 이후 '기간물자산담보대출창구(TALF)'의 규모를 늘리는 방안 등의 노력에도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한 회복 기대감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버냉키 FRB의장마저도 그동안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언급하면서 경기회복과 금융시장 진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재 글로벌 금융당국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유동성 과잉에 대한 우려"라고 설명했다.

반면, 과잉 유동성과 국내 경기 추이를 대변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살펴볼 때 경기개선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어 유동성 우려보다 유동성이 가져올 순효과에 더욱 주목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과잉 유동성 국면 이후 경기동행지수 순환 변동치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면서 "현재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눈에 띄는 개선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경기선행지수가 15개월 만에 반등하는 등 경기개선 시그널이 감지되기 시작, 과잉 유동성의 순효과가 발휘되고 있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 가시화되지 않겠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경우 과잉 유동성의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는 있다"며 "이는 과잉 유동성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 통화정책이 긴축기조로 전환되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조정 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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